- 입력 2025.07.10 14:35
순익 전년 동기比 15%↓ 전망…재해·사고 급증에 손실 부담 지속
CSM 확보 경쟁 속 보험부채 부담↑…금리 인하·회계제도 악영향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올해 1분기에 이어 손해보험사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는 자동차보험 손실 등 손해율 악화부터 금리 인하기 회계제도(IFRS17)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10일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에 따르면 상장 손보사 4곳(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한화손보)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5% 감소한 1조38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장 손보사 가운데 삼성화재를 제외하고 나머지 손보사의 실적 부진이 감지됐다. NH투자증권은 한화손해보험은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5% 감소한 63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 관측했다. 이어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30%(2491억원), DB손보는 16%(4539억원)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산불 피해 등 재해가 거듭되며 손보사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며 "금리 인하기 IFRS17 가정 규제에 따른 보험계약마진(CSM) 잔액 감소와 손실 계약 비용도 보험사 부채 부담을 늘렸다"고 관측했다.
◆손보사, 자동차·화재·실손 '겹악재'…보험 상품 손해율 급증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에 따른 보험사 손실은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화했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6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KB손보·현대해상·메리츠화재·한화손보)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 손해율은 82.8%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2%를 넘기면 손실 구간으로 인식한다.
이는 2022년부터 이어진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사고가 급격히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정비수가 인상과 부품비 상승은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익을 급격히 악화했다.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와 영남 지역 대형 산불 등 외부적 악재도 보험사에 부담을 더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피해 보상을 위한 보험금 규모는 1조2947억원으로 알려졌다.
지속적인 실손보험금 누수도 손보사에는 골칫거리다. 그간 실손보험은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부 비급여 항목의 무분별한 이용과 이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보험사의 손해율을 악화시켰다. 올해 실손보험 개혁이 예고된 점은 실적 전망에 있어 호재지만, 아직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다.

◆장기보험 판매 경쟁 따른 예실차 손실↑…장기 투자 전략 확립 '관건'
일각에서는 IFRS17 도입 후 보험사의 높은 장기 보험 의존도가 실적 침체를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회계제도상 보험사들은 CSM 확보에 용이한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계절성 질환과 사고가 증가하면 장기보험의 예실차 손실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특히 IFRS17 제도상 보험사들이 자율적인 계리적 가정을 통해 낙관적으로 손해율을 가정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순이익 성장을 시현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래 예실차 손실이 보험손익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KB증권 연구자료에 따르면 손보사 3곳(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의 2분기 합산 예실차는 +11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합산 예실차가 1814억원임을 고려하면 예실차 손실이 급증했다.
회계제도상 보험손익의 불안정성이 감지되자 투자손익이 보험사의 실적을 판가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와 함께 금리 인하기 부채 할인율이 현실화되면 보험사의 부채 부담이 커져, 안정적인 자산 운용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손보사 실적은 보험손익보다는 투자손익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보험 판매에 따라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진만큼 실적 방어를 위해 안정적인 장기 보유 자산을 늘려 ALM(종합자산부채관리)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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