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5.08.23 09:00
한미동맹 이미지. (출처=pixabay)
한미동맹 이미지. (출처=pixabay)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반도 정세 변화가 예측된다. 한미동맹은 물론이고 한일관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뉴스웍스는 주로 한미동맹의 변화를 중심으로 향후 남북문제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를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짚어봤다. 이 시리즈는 자타가 공인하는 외교·안보전문가인 정춘일 박사의 분석이다. 정 박사는 정치학 박사로서 현재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으로 재직중이다.  

정 박사는 제1편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의 한반도 전략의 변화는 물론이고 이에 더해 인도-태평양 전략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진단했다. 

◆ 美, '수레바퀴형’ 동맹 구조→'격자형 네트워크'로 전환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기존 '수레바퀴형' 동맹 구조를 '격자형 네트워크'로 전환하며 다중 억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제1도련선인 대만해협·남중국해·동중국해 등에서 다중 억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제1도련선 방어·돌파가 핵심이며, 주한미군을 한반도 방위에만 국한하지 않고 역외 분쟁에도 투입 가능한 구조로 바꾸려 한다. 

이는 병력 감축 대신 정밀타격·ISR·사이버·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며, 한반도를 서태평양 작전의 전략 허브로 활용하는 구상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는 한·미 동맹의 임무·역할을 북한 억지에서 중국 억제로 확장시키고, 한국의 방위비 분담 증대, 국방 자강,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일미군과의 연계 강화 등을 수반할 수 있다. 

한국은 대북 억제 공백 방지, 국방 주권 확보, 미·중 경쟁 속 외교 균형 유지라는 과제를 안게 되며, 단기적으로 전략적 유연성의 범위·조건 합의, 중장기적으로 장거리 정밀타격·C4ISR·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와 다자 안보협력 확대가 요구된다.

◆ 주한미군 배치·운용 범위, 인도-태평양 작전 전개로 확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세력 팽창과 군사적 위협을 거부하는 국방 전략을 채택하고, 특히 대만 해협 유사시에 대비한 군사태세와 동맹 전략을 강화하면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다.

제이비어 브런슨(Xavier Brunson) 주한미군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임무가 더 이상 북한 억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도-태평양사령부 전략의 일부로서 동북아 전역의 활동에 기여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하면서 전략적 유연성은 모두가 원하며 한반도 밖으로도 전개될 수 있어야 평화를 통해 힘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부 장관 등 미국 국방 고위 인사들은 샹그릴라 대화에서 '미국은 중국 위협을 억지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재정립하겠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아울러 일부 군 고위 관리는 주한미군 병력 조정(감축이나 재배치)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정책 차관인 엘브리지 콜비(Elbridge A. Colby)는 "미국은 북한보다는 중국을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미 동맹의 목표를 재조정해 한국은 대북한 재래식 방어에 집중하고 미국은 중국 위주 전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를 지낸 랜들 슈라이버(Randall G.Schriver)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수립 중인 국방 전략이 어떻게 하면 미국과 한국이 미·중 경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협력을 역내에서 할 수 있는지를 모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국방 전략은 한·미 동맹이 북한을 상대로 싸울 태세를 갖출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더 광범위한 경쟁을 위해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의 유연성 확대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안보·국방 분야 주요 인사들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에 관한 주장을 요약해 보면, 주요 포인트는 한·미 동맹의 임무 범위를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한반도 방어 임무에 고정하지 않고 주한미군의 배치·운용 범위를 인도-태평양 유사시 전력 전개 및 작전이 가능하도록 융통성 있게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설명하면서 주한미군의 성격·역할 변화와 규모 조정 등을 포괄하는 의미를 담은 '동맹의 현대화'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올해 7월 31일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하며 변화하는 역내 안보 환경 속에서 한·미 동맹을 상호 호혜적으로 현대화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약속함으로써 미국 측의 개념을 수용하거나 향후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기본 취지를 밝혔다. 

미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한·미 동맹 현대화의 핵심 전략 과제로 추진하고 한국도 이에 능동적으로 부응하면, 향후 한·미 동맹의 성격·역할·구조가 전면적으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미군의 임무·역할·구조·규모는 물론 한·미 연합 방위체제도 본질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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