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20 10:00
인뱅 대신 신사업 선점…AI·네이버 협력으로 차별화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일찍감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서 발을 뺀 신한금융지주가 신사업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
'DJ뱅크'로 명명된 ERP뱅킹은 단순한 신사업을 넘어 기업 생태계와 직원까지 포괄하는 맞춤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20일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제주은행은 더존비즈온과 ERP뱅킹 합작 브랜드 'DJ뱅크'를 출범시켰다. 최근 상표권 출원까지 마쳤으며, 제주은행 내 ERP뱅킹사업단과 AI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첫 금융상품은 내년 1분기 말 출시된다. ERP 회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용 대출 상품으로, 약 30만명 규모의 안정적 고객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기업 ERP 데이터를 활용해 소득·거래 패턴을 정밀 분석하는 만큼 기존 신용평가의 한계를 넘어선 차별적 심사가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신한은행은 DJ뱅크를 단순 대출 상품에 그치지 않고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손잡고 올해 10~11월 제주대학교에 커넥트 단말기와 페이스페이 결제를 도입한다. 또 지역 화폐와 연계한 체크카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대경네트웍스와는 제주 지역 가맹점 단말기 설치를 진행하며, ERP 회원사와 소비자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신한이 강조하는 'ERP 기반 금융 생태계'가 본격화되는 단계다.
신한금융은 인터넷은행 인가 경쟁 대신 ERP·AI 융합이라는 새로운 길을 택했다. 자본력과 대주주 규제에 묶이지 않는 영역에서 신사업을 키우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은 ERP뱅크를 통해 대출·결제·투자까지 기업과 임직원을 아우르는 수직적 생태계를 설계하고 있다"며 "기존 인터넷은행과는 전혀 다른 성장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