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5.10.06 08:00

iM증권 "2020년 초반 슈퍼사이클보다 강해"

SK하이닉스 이천 M16.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M16. (사진제공=SK하이닉스)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9월 수출이 3년 6개월 만에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1위 품목인 반도체가 이번에도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반도체는 물론 총수출이 1년 만에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659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2.7% 증가했다. 기존 월간 최대인 2022년 3월(638억달러) 실적을 상회했다.

일평균 수출은 6.1% 감소한 만큼 작년 추석이 9월에 있었던 영향으로 조업일수 4일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9월 일평균 수출액은 27억5000만달러로 역대 9월 중 2위에 해당한다.

3분기 수출은 1850억3000만달러로 월평균 600억달러를 넘기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9월 수출은 5197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연말까지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유지할 경우 연간 역대 최대인 작년(6836억달러) 실적을 넘게 된다.

9월에는 15대 주력 품목 가운데 10개 품목서 수출이 늘었다. 특히 1위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 호조가 두드러졌다. 인공지능(AI) 서버를 중심으로 HBM, DDR5 등 고부가메모리가 강한 수요를 보이는 가운데, 메모리 고정가격도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사상 최대인 166억1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월간 기준 최초로 160억달러를 돌파했다. 1년 전보다는 22.0% 늘었고,  일평균 기준으로는 1.6% 증가했다.

올해 반도체 수출은 2월(96억달러)를 제외한 모든 달에서 100억달러를 넘고 있다. 5월부터는 130억달러를 상회 중이다. 특히 6월에는 150억달러로 역대 3위, 8월에는 151억달러로 2위, 9월에는 166억달러로 역대 1위의 실적을 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반도체 관련 관세가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나, 1~9월 수출액이 1200억달러에 육박하는 만큼 연간 1위인 작년 수출액(1419억달러)은 무난하게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 혹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9월 반도체 수출을 통해 다시 확인됐다"며 "역대 최고치를 재차 경신한 것은 물론 국내 15대 주요 수출품목 중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을 사실상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반도체 수출 전망으로, AI 투자 사이클에 힘입은 각종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반도체 수출은 강한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0년 초반 반도체 수출 슈퍼 사이클보다 강한 반도체 수출사이클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제공=산업통상부)
(자료제공=산업통상부)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4분기 EBSI는 101.4로 2024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기준인 100을 상회하며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났다. 4분기 반도체 업종의 수출전망지수는 145.8로 3분기(147.1)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수출 전망이 가장 밝았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모멘텀은 8월과 차이가 없다"며 "수출을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중인 반도체는 공급 부족 예상 속에 단가 상승이 계속되고 있고, 주요 빅테크 업체들의 자본적 지출 전망도 아직 상향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수출은 연말까지 일평균 한 자릿수 대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통상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의 위협용 관세 상향 가능성과 멕시코의 비 FTA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 등이 수출에 하방 위험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세 영향에 따른 대미 수출 감소는 위험요인이다. 다만 9월 수출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중국 수출은 116억8000만달러로 0.5% 늘면서 5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3개월 연속 110억달러를 넘고 있다. 또 대아세안 수출은 110억6000만달러로 9월 중 1위, 대EU 수출은 71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대미국 수출은 102억7000만달러로 1.4% 줄었지만 반도체·무선통신 등 IT 제품 호조로 감소폭을 축소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한 대미 수출이 위축되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수출시장 포트폴리오를 신속히 다변화해 이룬 값진 성과"라고 평가하며 "정부는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 지난달 발표한 '미 관세 협상 후속지원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면서 추가적인 지원책도 지속 발굴·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