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05 16:58
추가 급락 가능성 낮아…"4분기 실적 기대 여전"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작성하던 코스피가 미국발 '인공지능(AI) 버블론'에 휘청였다. 불장 속 함박웃음을 짓던 투자자들은 갑작스런 증시 급락에 당황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일정 기간 조정을 거칠 수 있으나, 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결국 3700선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7.32포인트(-2.85%) 낮아진 4004.42에 마감하며 4000선을 위태롭게 지켰다. 특히 장중에는 6.16% 추락하며 지난해 8월 '블랙 먼데이(-8.77%)'를 재현하는 것 아니냔 우려까지 나왔다.
코스피 하락의 원인은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어 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제히 차익 실현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18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2% 이상 하락하는 등 AI 버블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대규모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확산되자, 이 소식이 국내에도 영향을 끼친 여파다.
전날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대표(CEO)는 홍콩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향후 12~24개월 안에 10~20%의 주가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 역시 "거시 경제 충격이 아니더라도 10~15% 조정은 발생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결국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12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신중론이 부상하자, 달러 지수가 100포인트에 도달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영향이 컸다.
이날 환율은 전일 주간 거래 종가 대비 11.5원 오른 1449.4원에 거래를 마치며 1450원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 4월 11일(1457.2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 달간 코스피 지수가 19.9% 상승하며 과열 구간에 진입한 점을 감안하면, 차익 실현 매물이 예상보다 크게 출회됐다"며 "특히 연말 북 클로징 시점이 다가오고 한국 반도체 강세 이후 홍콩 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2X 레버리지 ETF'로 자금이 유입된 점 등이 변동성을 확대시킨 요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실적 모멘텀이 여전하단 점에서 3700선 아래로 내려가진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나 연구원은 "향후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 요인이 해소되는 국면에서 기간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실적 모멘텀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이후에는 리레이팅과 함께 주가가 재상승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코스피는 일정 기간 조정을 거칠 수 있으나, 기술적으로 3700포인트대에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하고, 정부의 상법 개정안이 이달 중 국회에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은 중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말 리밸런싱 속 해외 투자자들의 매물 출회는 당연시 될 수 있다"면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나, 4분기 주요 종목군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단 기대 심리는 여전하기에 (코스피가) 하락 변동성을 확대하기 보다는 반발 매수 등과 충돌하며 박스권 횡보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날 지수 하락에 대해 "추세전환이 아닌 최근 급등에 따른 단기 과열 해소로 판단한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AI와 기술주 모멘텀이 부러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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