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11.12 10:58

신한은행 '땡겨요'·NH투자증권 'N2'…겨울 시즌 마케팅 '풀악셀'
스포츠 스폰서십, 단순 노출 넘어 브랜드 스토리 경쟁으로 진화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티빙 오리지널 '슈퍼레이스 프리스타일'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티빙 오리지널 '슈퍼레이스 프리스타일'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F1 더 무비' 흥행으로 레이싱 스포츠가 새롭게 주목받자, 국내 금융사들이 이 같은 '모터스포츠 붐'에 올라타고 있다. 올 시즌 1200만 관중을 동원한 프로야구에 이어 겨울 비시즌에도 소비자 접점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NH투자증권은 지난 7일 티빙에서 첫 방영을 시작한 '슈퍼레이스 프리스타일'에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레이싱 상위 10개 팀이 자존심을 걸고 펼치는 국내 최초의 '프리스타일 튜닝 레이스' 대결을 담은 리얼 성장형 예능이다. 출연진은 각 팀당 전문 드라이버 1명과 연예인 1명으로 구성됐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라는 이름으로 대회에 출전한다. 출전 선수는 드라이버 김동은과 개그맨 조진세다.

신한은행은 이미 2018년부터 국내 프로야구 'KBO리그'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5월에는 KBO와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2년 연장해 오는 2027년까지 총 10년간 이어가기로 했다. 이는 프로야구 역사상 최장 타이틀 스폰서 기록이다.

야구 시즌이 끝난 지금, 신한은행은 또 다른 인기 스포츠인 레이싱을 통해 '마케팅 훈풍'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에는 신한은행이 개발·운영하는 배달앱 '땡겨요'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눈에 띈다.

2022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땡겨요'는 신한은행의 대표 플랫폼인 SOL 앱 안에서 별도 설치 없이 이용 가능하다. 최근에는 요기요를 제치고 음식배달앱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르며 저력을 보였다.

팀 '신한은행 땡겨요'의 개그맨 조진세와 김동은 선수가 지난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티빙 오리지널 '슈퍼레이스 프리스타일'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팀 '신한은행 땡겨요'의 개그맨 조진세와 김동은 선수가 지난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티빙 오리지널 '슈퍼레이스 프리스타일'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땡겨요'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은행장 시절부터 강력히 밀어붙여 론칭한 프로젝트로, 입점료와 광고료를 받지 않고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강조해왔다. 지역화폐 및 지역사랑상품권과의 연계로 공공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증사업에 착수하며 신사업 영역 확장에도 나섰다. 신한은행은 다음달부터 '땡겨요' 내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술검증(PoC)을 추진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N2'란 이름으로 이번 대회에 참여했다. 드라이버 박규승과 가수 데니안이 한 팀을 이뤘다.

NH투자증권 역시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스폰서를 맡아 큰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 방송사와 제작사 간 저작권 분쟁으로 협업이 종료되긴 했지만, 당시 방송 내 24시간 해외주식 서비스 등 간접광고(PPL)를 적극 노출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스튜디오C1의 새 프로그램 '불꽃야구'에 카카오페이증권이 공식 스폰서로 참여 중이다.

결국 금융권의 스포츠 마케팅은 단순 노출을 넘어 브랜드 서사(스토리텔링)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를 중심으로 '생활 속 금융' 이미지를, NH투자증권은 'N2'를 앞세워 '젊은 투자 플랫폼' 이미지를 강화하는 셈이다. 이번 '슈퍼레이스 프리스타일'을 계기로 금융사 간 '스포츠 브랜딩 전쟁'이 또 한 번 달아오를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예능과 스포츠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금융사들도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형 스폰서십에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레이싱이나 e스포츠처럼 젊은 세대가 즐기는 종목을 중심으로 브랜딩 전략이 다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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