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14 13:06
대통령실, 한미 통상 팩트시트 공개…車관세, 11월부터 15% 소급
정책실장 "연 200억불 조달액 상한…시장 불안시 규모·시기 조정"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한국과 미국의 무역·통상 및 안보 합의 내용이 담긴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FS)'가 발표됐다.
상호 관세는 15%로 인하하고, 한국산 자동차·부품 관세율은 25%에서 15%로 하향 조정됐다. 반도체는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최혜국 조건을 적용받기로 합의했다. 대미 투자 연간 상한은 200억달러로 설정했으며 외환시장 불안 우려가 발생할 경우 조달 규모와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브리핑을 열고 "관세 인하와 관련 미 측이 상호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현재 부과 중인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 목재 제품에 대한 232조 관세율을 15%로 조정하는 내용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향후 부과가 예고된 의약품 232조 관세의 경우 최대 15%를 적용하고, 반도체 232조 관세는 추후 한국보다 반도체 교역 규모가 큰 국가와의 합의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주요 경쟁 대상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 간 1500억달러의 조선 협력 투자와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2000억달러의 투자를 통해 협력하기로 했음을 확인했다"며 "기존 7월 30일 관세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던 항공기 부품, 제네릭 의약품과 일부 천연자원 등에 대한 관세 철폐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팩트시트에는 대미 투자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우려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김 실장은 "한국과 미국은 MOU가 한국이 외환시장 안정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충분히 논의했으며, 해당 MOU의 이행이 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서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호 신뢰하는 파트너로서 양국은 연간 200억달러의 자금 조달액 상한을 설정하고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될 경우 한국이 자금 조달 규모 및 납입 시기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안전장치도 반영했다"고 부연했다.
기업들의 1500억달러 규모 대미 직접투자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민간 부문의 투자, 구매 등 상업적인 교류 확대를 환영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지난 8월 정상회담 계기 이미 발표한 우리 기업들의 1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직접투자, 또 대한항공의 보잉 항공기 103대 구매 발표를 재확인하고 환영하는 한편, 한국이 미국 상품 홍보를 위한 특별 전시회를 국내에 개최해 양국 간 교역 확대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농업 분야 추가 시장 개방은 막아냈다. 김 실장은 "쌀, 쇠고기 등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추가 시장 개방은 담지 않았다"며 "양국 간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 대해 김 실장은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 디지털 법 제도와 관련해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원칙적인 내용에 합의했다"며 "이러한 비관세 분야 합의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한미 FTA 장관급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합의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 계획을 확정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김 실장은 "(팩트시트) 경제적 번영 수호 섹션에서는 관세 회피 방지, 불공정 관행 대응을 위한 협력 강화, 투자 안보 심사 강화 등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관세 인하 적용 시점에 대해 김 실장은 "상호관세는 지난 8월 7일부터 15% 적용 중에 있다"며 "자동차 부품은 전략적 투자 MOU 이행을 위한 별도 우리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달에 1일부터 소급해 관세 인하를 적용할 텐데, 이 법안은 지금 마련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만간 그렇게 길지 않은 기간 내에 MOU가 상호 간에 사인을 해서 교환하고 나면 법안은 바로 제출할 수 있다"며 "제출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통과가 아니고, 11월에 제출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목재, 항공기·부품은 MOU 서명일로부터 바로 관세 인하가 발효된다"며 "MOU가 조만간 서명이 되면 바로 관세 인하가 발효될 것이다. 제네릭 의약품, 일부 천연자원은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통상 관련 현안 이행 계획이 합의되는 시점부터 상호관세가 면제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든 사항들이 상무부에서 관세 인하 이행을 위한 권고를 연방 관보에 게재하게 된다"며 "연방 관보, MOU가 사인되고 연방 관보가 며칠 내로 이런 내용들이 게재돼야 확정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공동 팩트시트에 대해 김 실장은 "전략적 투자 MOU와 관세 인하 등 양국 간 관세 합의 사항에 대해 명확하게 합의문으로 발표됐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번 공동 시트를 통해서 주요 비관세 사안들에 대해 원칙적 합의를 도출, 양국 간 교역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상호 간 호혜적인 방향으로 무역을 확대해 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농업시장 개방을 비롯해 우리 측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사항은 포함하지 않았고, 한국에 진출한 미국 투자 기업이나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 개선 사항들도 반영했다"며 "조만간 전략적 투자 MOU에 대해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세 인하와 관련한 구체적인 조치도 미 측과 협의 중으로, 곧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