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3.11.26 12:00
보험연구원. (사진=백종훈 기자)
보험연구원. (사진=백종훈 기자)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글로벌보험사 10곳 중 7곳이 '대출형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형 사모펀드는 투자자들이 자금을 모집한 뒤 은행 대출, 회사채 발행 등이 어려운 기업을 상대로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복합증권을 의미하는데 4년 뒤인 2027년에는 대출형 사모펀드가 굴리는 자산이 2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900여 개의 글로벌보험사 중 약 67%가 대출형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대출형 사모펀드는 미국 생명보험사 비즈니스모델 및 투자전략의 중요요소로 자리 잡았다. 대출형 사모펀드에 대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보험사의 투자규모도 최근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BlackRock은 글로벌 보험사들이 일반 사모펀드를 비롯해 부동산주식, 부채 등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대신 대출형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꿀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일례로 일본 대형 생명보험사들은 올해 약 2조6000억달러를 대출형 사모펀드에 투입할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직원연금제도인 CalSTRS는 대출형 사모펀드에 자산배분을 약 3070억달러 증가시켰다.

이처럼 대출형 사모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대출 규제강화로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리서치 기업 Preqin에 따르면 실제로 대출형 사모펀드의 운용자산은 2020년 8800억 달러에서 2023년 1조4000억달러로 증가했다. 

연평균 10.8%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2027년에는 그 규모가 약 2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대출형 사모펀드 투자를 통해 전통자산 이외의 분산투자, 요구자본 부담 완화, 수익률 제고 및 비유동성 프리미엄 등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대출형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는 Solvency Ⅱ 지급여력제도 하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가진 자산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게다가 공모시장의 하이일드채권 등을 보유했을 때보다 요구자본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이와 같이 대출형 사모펀드 투자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신용위험,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대출형 사모펀드가 대출을 제공하는 기업은 기존 은행 대출이 어려운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인데다 금리상승 등의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의 증가로 파산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서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사가 투자한 대출형 사모펀드의 수익률에 대한 부정적 신호가 나타날 경우 보험계약자 해지 증가로 뱅크런과 같은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대출형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는 특정 선도운용사 이외에 투자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 국가별로 투자역량 및 환경이 다른 점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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