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4.29 07:30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생명보험 업계 맏형 격인 삼성생명이 주주배당 지갑 두께를 키우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컨퍼런스콜에서는 자사주 소각 검토를 약속한 바 있다.
보험 업계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주주환원 기대감이 커진 덕이다. 이 주주환원 기대감에 부응해 기업가치 개선을 이루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엿보인다.
삼성생명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배당 성향을 작년 34%보다 1.1%포인트 오른 35.1%로 정했다. 그동안 보통주 한 주당 배당금과 배당금 총액 파이를 꾸준히 키워온 덕에 가능했다.
회사에 따르면 보통주 한 주당 배당금은 2019년 결산 2650원을 시작으로 2020년 결산 2500원, 2021∙2022년 결산 3000원, 2023년 결산 3700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배당금 총액도 같은 기간 4760억원, 4490억원, 5390억원, 6640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삼성생명의 이와 같은 행보는, 새 국제회계 기준인 IFRS17 하에서 자본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신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의 탄탄함에서 비롯했다.
지난해 기준, 회사의 K-ICS 비율은 220~22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비율은 보험 만기 시 고객에게 돌려줄 자금 현황을 알려주는 것으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은 150%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올해도 업계 최고 수준의 견고한 영업 채널을 유지하겠다"며 "동시에 주주배당 규모를 앞으로도 늘려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생명의 가장 큰 강점은 배당가능이익 측면의 낮은 불확실성"이라며 "다른 보험사들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이슈 영향으로 K-ICS 비율에 관계 없이 배당가능이익 측면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면 삼성생명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관련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며 "업계 내에서는 가장 주주 환원 확대에 대한 가시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보험사에 과도한 배당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도입한 IFRS17이 보험 업계에 안착하기까지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IFRS17 도입으로 생겨난 해약환급 준비금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보험부채를 시가 평가하게 되면서, 부채가 줄고 잉여금이 과도하게 배당금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신설됐는데 해약환급 준비금이 커질수록 주주가 배당받을 몫은 줄어든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지난해, 2022년 1조5830억원보다 19.7% 늘어난 1조89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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