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4.04.25 12:00

투자 매력 떨어진 국내 주식…장기투자 환경 필요
자사주 소각·배당 상향조정 등 주주환원 노력 동반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2022년부터 시작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방안의 종착지다. 국내 주식시장의 고질적인 할인 요인을 해소해 투자 환경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적이다. 이에 본지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현 상황과 보완해야 할 점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2011년 이후 주가지수 변동 폭만으로 수익률을 따져보면 우리나라의 코스피 수익률은 21.7%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의 주가지수 수익률은 285.3%, 일본 닛케이는 254.7%, 대만 TWSE 지수는 99.4%에 달한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는 수익성이 낮은 국내 주식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국내 개인투자자도 단발성 이슈만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등 국내 증시는 아직 미성숙 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래프=자본시장연구원)
(그래프=자본시장연구원)

◆코스피 몸집은 커졌지만 기초체력은 부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그동안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약 2535조원으로 주요국 중 13위에 해당한다. 국내 시총은 현재 GDP 대비 116.2%로 실물경제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상장기업 수 역시 2561개에 달한다. 최근 10년 증가율만 따져보면 주요국 중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질적 수준을 비교하면 신흥국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PBR, PER, ROE는 각각 1.05, 19.78, 5.18%지만 신흥국은 1.58, 14.32, 11.08%로 우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시장은 국내 주식시장 저평가 요인으로 PBR을 지목한다. PBR은 PER과 ROE의 곱으로 계산되는데, 결국 저평가 원인은 PER이 낮거나 ROE가 낮아 발생하는 것이다.

PER과 ROE 상황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시장의 PER은 19.78로 주요국 평균 수준이다. 그러나 ROE는 5.18%로 주요국 중 최하위권에 위치한다. 결국 자본효율성이 떨어지다 보니 기업가치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저평가 원인은 낮은 주주환원을 꼽을 수 있다. 올해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 성향은 40.4%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배당금은 전년도 수준인 대신 순이익은 줄어들어 배당 성향이 올랐다. 

이 기록도 배당금은 비슷했지만, 순이익 감소로 높은 배당 성향을 기록할 수 있었다.

◆정책에 발맞춘 상장사, 자발적 변화 감지

정부 정책에 발맞춘 기업의 자발적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익 체력과 자본력이 충분한 대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중장기 주주환원율 목표 및 방법론 등이 제시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주도주로 지목된 기업들은 단순 저PBR 상황이 아닌 명확한 자본정책 공유를 목표로 뒀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수준을 재배당하고 올해 보유 자사주 중 보통주는 1/3, 우선주는 전량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잔여 지분은 2025년부터 2년 동안 1/3씩 소각한다.

현대차도 연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배당 성향을 25%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 4회 분기배당, 보유 자사주 3년 동안 발행주식 수의 1%씩 소각을 약속했다.

은행주는 보통주자본비율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주주들에게 환원할 뜻을 밝혔다. 이에 매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분기배당을 실시한다.

이처럼 상장회사들이 자본계획을 서둘러 발표한 이유는 하반기 예고된 밸류업 지수 및 ETF 때문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PBR, PER, ROE, 배당 성향, 배당수익률,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수익성과 밸류에이션이 양호한 우수기업과 함께 향후 개선 노력이 기대되는 기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우량 기업들로만 지수를 구성할 경우 저밸류 기업들의 개선 의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 부분은 정부 표창을 받은 기업도 지수 편입 대상에 포함시켜 소외 기업이 없도록 조치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결국 정책 수혜 대상이 현재 우량 기업에서 추가로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까지 확대될 수 있다면 여전히 ROE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자동차, 증권, 은행 등은 상반기 중 공개될 가이드라인 참여 및 이행 정도에 따라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표=신한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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