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4.07.15 15:00

한화 23일 새 ETF명 공개…KB 김영성 별 떼내고 'RISE' 홍보
"간판 교체가 만능 해결책 아냐…상품 다양·우수성 동반돼야"

한화자산운용(상단)은 오는 23일 '상장지수펀드(ETF) 리브랜딩'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ETF 이름을 공개한다. KB자산운용도 오는 17일부터 'RISE'라는 새 ETF명을 사용한다. (출처=각 사 보도자료 및 SNS 광고)
한화자산운용(상단)은 오는 23일 '상장지수펀드(ETF) 리브랜딩'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ETF 이름을 공개한다. KB자산운용도 오는 17일부터 'RISE'라는 새 ETF명을 사용한다. (출처=각 사 보도자료 및 SNS 광고)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국내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의 눈에 띄기 위한 방법으로 상장지수펀드(ETF) 간판 교체에 나섰다. 다만 단순한 이름 변경이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오는 23일 권희백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ETF 리브랜딩' 기자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한화자산운용은 기존 'ARIRANG(아리랑)'을 대체할 ETF의 새 이름을 선보일 예정이다. 새 ETF명으로는 'PLUS(플러스)'나 야구단을 연상시키는 'EAGLES(이글스)' 등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자 간담회는 ETF 브랜드 변경 배경과 향후 ETF 전략 상품 등을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새 브랜드 이름은 간담회가 있는 23일부터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B자산운용은 오는 17일 ETF 이름을 기존 'KBSTAR'에서 떠오르겠다는 의미의 'RISE'로 일괄 변경한다. 

KB자산운용은 여러 포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ETF명 변경을 예고했다. 특히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직접 'RISE ETF'를 홍보하는 글과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이르면 오는 4분기 기존 ETF명인 'KOSEF'를 'HEROES(히어로즈)'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키움자산운용 역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를 연상시키는 간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ETF '전 종목 시세'를 누르면 하나자산운용의 '1Q'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브랜드가 가장 최상단에 노출된다. (출처=KRX 정보데이터시스템)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ETF '전 종목 시세'를 누르면 하나자산운용의 '1Q'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브랜드가 가장 최상단에 노출된다. (출처=KRX 정보데이터시스템)

이들이 ETF명 변경에 적극적일 수 있었던 건 앞서 경쟁사들의 성공 사례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브랜드명을 각각 'ACE'와 'SOL'로 교체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달 기준 한투신탁과 신한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각각 6.7%, 3%로, 브랜드명 교체 시기인 지난 2022년과 비교해 각각 2.1%포인트, 2.2%포인트 성장했다. 

이 중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올해 들어 점유율을 1.74% 높이며 KB자산운용의 '넘버3'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4월 하나자산운용도 ETF 브랜드명을 'KTOP'에서 '1Q'로 새단장한 효과를 누렸다. 

한투신탁과 하나자산운용은 ETF 맨 앞 글자에 숫자 '1'과 알파벳 'A'가 포함돼 ETF 종목 정보 중 가장 상단에 배치되는 효과를 누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ETF '전 종목 시세'를 누르면 하나자산운용의 '1Q'와 한투신탁의 'ACE' 관련 ETF가 최상단에 연달아 뜬다. 투자자들이 직접 이 ETF를 검색하지 않더라도 눈에 익을 수 있었던 이유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ETF 리브랜딩을 통해 한 차례 성공 사례를 보여 준 만큼 양 대형사(삼성·미래에셋)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형 자산운용사들도 변화를 꾀하기 위한 방법으로 ETF 간판 교체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ETF 이름을 바꾸는 것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만능 해결책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최근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ETF 브랜드 변경뿐 아니라 상품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투자자들에게 각인시켰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브랜드명을 교체한다고 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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