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7.17 15:41
국민·농협은행 각 3건씩 발생…우리銀, 한 건이지만 100억 횡령 불명예
본점 준법감시 인력만으로 모니터링 한계…내부직원 제보도 적극 수용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최근 은행 경영진이 내부통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얼마나 실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올해 알려진 금융사고 금액만 벌써 700억원을 넘어섰다.
대부분 배임에 해당하지만, 내부 시스템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는 책임을 피하긴 힘들어 보인다.
17일 본지가 각 은행 금융사고 공시를 확인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금융사고 규모는 764억7726만원에 달했다.
100억원 이상 사고 건수만 5건으로, 한 번 발견되면 거액 사고인 셈이다.
사고 건수와 금액이 가장 큰 곳은 국민은행이다. 올해 3월 104억227만원, 4월 111억3836만원, 같은 달 272억6509만원의 배임이 발견됐다.
이어 농협은행도 올해 3건의 금융사고가 공시됐다. 올해 3월 109억4734만원, 5월 11억225만원, 같은 달 51억195만원의 사고가 발생했다.
두 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부문에서 사고를 인지했다. 대출신청인의 소득을 실제보다 높게 산정하거나 담보대출을 내주면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을 실제보다 높게 산정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적 이득을 취한 건 아니지만 은행에 손실을 끼친 만큼 중징계가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결산을 앞두고 횡령사고가 또 터졌다. 우리은행은 6월 경남 김해지점 직원이 개인과 기업체 등 고객 17명 명의로 하위대출을 신청한 뒤 대출금 105억2000만원을 횡령했다.
자체 내부통제 점검으로 사고 경위를 밝혀 냈지만, 2년 전에 이어 100억원 이상의 횡령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금융사고에 경중을 따질 순 없다. 그러나 횡령의 경우 이득을 취하고 싶은 범죄 목적이 분명한 만큼 죄질이 나쁘다고 할 수 있다.
은행 금융사고는 갈수록 늘고 있다. 2019년 102억원 수준에서 2022년 915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횡령 사고의 경우 고객명의를 이용해 내부감사 시스템을 피하고 장기간 범죄가 이뤄지면서 단일 사고 금액이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의 707억원, 경남은행의 595억원 횡령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은행 관계자는 "현재 준법지원, 감사부 등 전담부서의 주기적 감사를 통해 금융사고를 파악하고 있지만 모든 사고를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최근에는 내부직원의 제보를 적극 수용하면서 보다 촘촘한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