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9.13 13:40
금융당국 '풍선효과' 우려 속 신용대출 일일 점검 확대
카드·저축銀 신규 차단 고민…급전 필요한 서민만 피해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을 향한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가운데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는 '풍선 효과'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서민 급전창구로 여겨지는 카드사 카드론과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등 2금융권의 대출창구까지 좁아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9조8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7월까지, 4개월 동안 월평균 약 4조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폭증한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난 5월부터 감소하던 신용대출과 기타대출도 1개월 전보다 1조3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 규모까지 커지자 금융당국은 상황 점검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상호금융과 보험사 주담대 증감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한 데 이어 이번 주부터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카드론과 신용대출도 함께 모니터링 중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2금융권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부분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에서 시작된 대출 규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겠단 의도인데, 자칫 급전이 필요한 서민까지 피해가 갈 수 있단 우려도 존재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에서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1조1031억원으로 지난해 동월(1조489억원) 대비 5.2% 증가했다.
신용카드만 있으면 별도 심사 없이 대출이 가능한 카드론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 7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6월(40조6059억원)보다 6206억원 늘었다.
수요가 늘면서 같은 기간 카드론 금리도 전월대비 0.2%포인트 증가한 14.35%를 기록했지만 대출 수요는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신용대출이 급증하자 2금융권은 신규 유입을 차단할 방법을 고심 중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금리가 워낙 높기 때문에 풍선효과로 이용률이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200~300만원가량의 소액을 저축은행에서 대출하는 고신용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PF 부실로 업계가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연체 가능성이 높은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늘어나는 대출 수요를 마냥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신용대출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카드론 금리를 올리거나, 신용점수 기준을 올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당장 대출 기준이 상향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당국이 가계대출을 압박하는 만큼 신규 유입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출 수요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