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4.10.06 14:00

외국인 반도체株 순매도 지속…"HBM 관련주, 엔비디아 블랙웰 수혜 전망"

(그래픽=박성민 기자)
(그래픽=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번 주 코스피는 지난주 반등을 시도했던 반도체 업종이 재차 약세를 보이며 다시 2500대로 미끄러졌다. 

증권가는 다음 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필두로 3분기 어닝 시즌이 개막함에도 코스피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다소 눈높이를 낮추고, 성장주와 배당주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2649.78)보다 80.07포인트(-3.02%) 내린 2569.71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주(774.49) 대비 5.51포인트(-0.71%) 하락한 768.98에 마감됐다.

이번 주 코스피에서 개인은 홀로 2조333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1718억원, 1조4227억원을 순매도했다. 

종목별로 보면 반도체 업종이 다시 내림세를 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제품(H20) 대신 중국에서 생산한 인공지능(AI)칩을 사용하라고 권고하자, 엔비디아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이번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주 종가 대비 각각 5.61%, 5.28%씩 미끄러진 6만600원, 17만4100원에 거래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 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1230억원, 10억5425만원씩을 팔아치우며 매도공세를 이어갔다. 

또한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후보가 당선되며 엔화 강세가 나타난 점도 주가 하락의 요인이 됐다. 이시바는 '아베노믹스(대규모금융완화책)'를 반대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이시바의 당선에 따라 원-엔환율은 기존 146엔에서 142엔으로 크게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의 예상범위로 2500~2640선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완화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줄어든 점, 중국에서의 경기 부양 기대 등을 꼽았다.

하락요인으로는 한국에서의 3분기 실적 우려와 미국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8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 시즌이 개막한다"며 "삼성전자의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81조원, 영업이익 11조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제외한 디램 수요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데 따라 당초 기대치 보다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상장 기업들은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져 있다"며 "원화 강세로 수출 기업들의 마진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주 관심을 두어야 할 업종으로 ▲헬스케어 ▲이차전지 ▲은행 ▲증권 ▲자동차 등을 꼽았다.

다음 주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등 글로벌 주식시장의 악재는 점차 걷혀가는 중"이라면서도 "한국은 3분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측면이 있어 미국 시장 대비 상승 폭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하락하면, 종목 장세가 나타나는 경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며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장 확실해 보이는 변수는 미국의 금리 인하"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금리 하락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성장주와 배당주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다"며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블랙웰) 수요 호조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HBM 관련주 위주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 주 예정된 주요 이벤트로는 ▲유로존 8월 소매판매(7일·이하 한국시간) ▲한글날 휴장(9일) ▲FOMC 의사록 공개(10일) ▲미국 9월 소비자물가(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11일) ▲미국 9월 생산자물가(11일) ▲미국 10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11일) 등이 있다. 

다음 주 실적 발표가 예정된 미국 기업에는 ▲펩리코(8일·이하 한국시간) ▲델타항공(10일) ▲JP모건·웰스파고(11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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