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05 09:07
이재명 "주식시장 어려워…폐지 동의"
4일 코스피 1.8%·코스닥 3% 동반 상승
업계, 환영 분위기 속 "아직 갈 길 멀다"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에 대한 개미들의 거센 반발에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던 금투세는 결국 폐기 절차로 돌입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를 통해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여기에 투자한 1500만 주식투자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증시가 정상을 회복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국민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금투세란 국내외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 합산 과세하는 제도로, 지난 2020년 법 개정 이후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개인 투자자들은 금투세 시행이 한국 주식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이라며 전면 폐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월 '금투세 토론회'를 통해 당론을 정하려 했으나, 결국 결정권을 지도부인 이 대표에게 위임했고, 이 대표의 결정으로 결국 금투세는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우선 금투세 폐지 소식은 전날만 놓고 보면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46.61포인트(1.83%) 높아진 2588.97에,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25.03포인트(3.43%) 뛴 754.08에 마감했다.
개인 투자자 단체인 한국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입장문을 통해 금투세 폐지에 대한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이 대표 폐지 발언이 전해진 이후 급등한 것은 금투세의 파괴력을 입증한 것"이라며 "주식시장만큼은 정치의 무풍지대로 설정하고, 머리를 맞대고 후진국형에 속하는 자본시장 활성화에 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가 역시 금투세 폐지가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국내 증시가 다른 국가에 비해 워낙 지지부진한 만큼 앞으로 주식시장의 반등 여부를 파악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 근거가 '상법 개정 등 한국 주식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먼저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업 테마가 상법 개정이라는 추가적인 모멘텀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대내 불확실성 요인이던 금투세 시행 여부가 폐지로 가닥이 나며 시장이 반색했다"며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지난 9월 26일, 8월 6일 이후 가장 높은 일일 상승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강 연구원은 "불확실성 해소에도 아직 코스피의 갈 길이 먼 만큼 추세 상승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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