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2.27 18:54
이재명 민주당 대표 '미소'…국힘 "탄핵 요건 충족 못해"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총리→최상목 경제부총리로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한 지 13일 만에 탄핵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표결 이후 미소를 띠었고,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이 재석의원 192명에 찬성 192표로 가결됐다. 의결정족수를 대통령이 아닌 총리 탄핵 기준으로 결정하면서 야당 의원들은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192명 중 191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여당에서 1표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방문으로 탄핵 표결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부결 당론에도 다시 본회의장으로 돌아와 투표에 참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표결에 앞서 한 권한대행의 탄핵안 의결정족수에 대해 "이 안건은 국무총리 한덕수에 대한 탄핵소추안"이라며 "그러므로 헌법 제65조 2항에 따라 재적의원 과반수(151명)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또 우 의장은 "이 안건에 대한 의결정족수에 대해 일부 의견이 있지만 국회의 탄핵 소추 의결은 직의 파면을 요구하는 것이고, 이 안건의 탄핵 소추 대상자는 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해 행사하는 국무총리"라고 부연했다.
우 의장은 "헌법은 대통령에 대해서만 가중 의결정족수를 규정하고 있다"며 "의장은 국회법 제10조에 따라 국회의 의사를 정리할 권한이 있으며, 이 안건의 의사진행을 위해 헌법학계와 국회 입법조사처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의결정족수를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의 탄핵 가결 정족수가 200명이 아닌 151명이라고 강조해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표결 이후 옅은 미소를 띄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직무대행이니까 대통령 탄핵 조건을 갖춰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물었더니 챗GPT가 '좋은 질문'이라면서 '그러나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의결정족수를 대통령 기준인 '재적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으로 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즉각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은 의장석 앞으로 나와 '원천무효', '의장사퇴', '직권남용'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고, 개표가 시작되자 본회의장을 떠났다.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 직후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청구인은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108인이며 피청구인은 우 의장이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사유는 헌법상 탄핵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탄핵 사유 자체는 법률적·헌법적인 위반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총리로서 법률안 거부권 행사 건의, 비상계엄 국무회의 심의 반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등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정당하게 수행한 직무이지 탄핵 사유라 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직무를 내려놓게 됐다.
한 총리는 이날 탄핵의 발단이 된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한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 총리는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신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하실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하시면 즉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겠다는 말씀도 드렸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이어 "'왜 거부권은 행사하면서 헌법재판관 임명은 거부하느냐'고 물음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과거에도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위헌요소와 부작용 우려가 큰 법안에 대해 국회에 재의요구를 부탁드렸고 국회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더이상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보태지 않기 위해 관련법에 따라 직무를 정지하고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한편, 정부조직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맡게됐다. 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곧바로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에 돌입한다. 이날 최 권한대행은 한 총리 면담, 합참의장 통화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또 서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열 예정이다.
최 권한대행은 "굳건한 안보, 흔들림 없는 경제, 안정된 치안 질서 등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국정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는 국정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