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2.31 12:03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 속 탄핵정국 찬물…시총 163兆 증발
G20개국 중 최하위…외국인 ‘셀코리아’ 8월 이후 22조 매도

[뉴스웍스=진은영 기자] 올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현실은 참담했다. G20개국과 대만을 포함한 21개국 중 20위를 차지하며 상승동력을 상실한 모습으로 올 한해를 마무리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는 2655.28포인트에 출발해 2399.49포인트에 문을 닫았다. 한 해 동안 255.79포인트(9.63%) 하락한 것이다.
코스피는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연고점인 2891포인트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8월 이후 경기침체 우려와 트럼프 트레이드 확대 등 악재가 겹치자 변동성이 커지며 하락 전환했다.
코스피의 부진은 세계 주요국과 비교할 때 더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등락률은 5.4%로 G20과 대만을 포함한 21개국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낙폭이 커지며 지난 27일 기준 최하위권은 20위까지 추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밸류업으로 인한 기대에 운송장비·부품(20.2%), 금융(18.4%), 통신(14.9%)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화학(-34.7%)과 섬유·의류(-27.3%), 전기·전자(-22.8%) 업종은 중국 경기 부진과 반도체 업황 우려가 확대된 탓에 약세를 보였다.
이달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963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63조원(-7.7%) 줄었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은 지난해 878억원이던 시총이 683억원 수준까지 크게 감소했다.
원인은 외국인 이탈이 컸다.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24조1000억원을 사들였다. 8월 순매도로 전환한 후 연말까지 총 22조8000억원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반도체주를 대거 순매도하며 한국 시장을 외면한 셈이다.
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 정국은 외국인 투자자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외국인의 코스피 시총 보유 비중은 지난해 말 32.9%에서 올해 32.4%로 소폭 줄었다.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와야 주식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이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연초 866.57에 출발해 678.19에 마감하며 188.38포인트(-21.74%) 떨어졌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조4000억원, 1조5000억원을 사들인 반면기관은 4조4000억원을 팔아치웠다.
올해 말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은 340조원으로 지난해보다 92조원(-21.2%) 감소했다. 신규 상장 기업은 총 128개사로 전년대비 4개사 줄었다. 공모 금액 역시 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2조8000억원) 대비 약 4000억원 감소했다.
투자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뒤로 미루거나 상장을 포기한 사례가 빈번했던 것이다. 실제 씨아이에스케미칼, LS이링크, 피노바이오, 옵토레인, 하이센스바이오 등 2차전지, 바이오 등 정부가 육성 중인 산업에서 이탈 기업이 속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 모집도 쉽지 않다. 자칫 상장하고도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기업 신뢰도까지 상실할 수 있는 만큼 올해보다 내년 기회를 엿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주식시장은 1월 2일 문을 연다. 거래소는 여의도 서울사옥에서 '2025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을 개최한다. 개장식 진행으로 이날 정규시장 매매거래는 평소보다 1시간 늦춰진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종료시각은 현행과 동일한 오후 3시 30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