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1.07 15:04
고객 선택지 늘리고 보험료 절감 효과 긍정적
치료 이력, 중대질환 진단 고지 의무기간 다양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보험사들이 유병자 고객 확보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간 유병자의 보험 가입은 문턱이 높았지만, 신규 고객 유치가 한계에 달하자 보험사들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상품을 내놓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DB생명은 '(무)실속 N 7대 질병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암, 뇌혈관, 허혈성심장질환을 포함해 중기 이상 만성 폐질환과 간질환, 만성 신부전증, 중등도 이상 치매까지 주요 7대 질병을 고객이 선택한 횟수만큼 보장한다.
특히 유병력자와 고령자로 가입할 수 있는 3.3.5 간편심사를 갖추고 있어 가입 가능한 고객을 늘렸다. 3.3.5는 최근 3개월 이내 질병 확정진단·질병 의심 소견·입원·수술·추가 검사필요 소견, 3년 이내 질병·사고로 인한 입원 이력, 5년 이내 6대 질병으로 진단·입원·수술 이력 등 기간의 앞 숫자를 의미한다.
이 같은 간편 심사유형 상품은 업계에서 '3.N.5 간편 심사형 보험상품'이라 불린다.
KB손해보험도 기존 유병자보험 상품들을 하나로 통합해 'KB 3.N.5. 슬기로운 간편 건강보험 Plus'를 연초부터 선보였다.
이 상품은 기존 ▲3.5.5 ▲3.2.5 ▲3.0.5 간편 고지 상품에 더해 새롭게 개발된 ▲3.6.5 ▲3.4.5 ▲3.1.5 상품까지 통합해 운영된다. 이를 통해 고객은 자신의 건강 상태와 보험료 부담을 고려해 최적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ABL생명도 병력이 다른 고객을 고려해 ▲3.0.5 ▲3.1.5 ▲3.2.5 ▲3.3.5 ▲3.4.5 ▲3.5.5 6개 유형의 상품을 하나로 담아, 고객은 가입 시점 본인에게 맞는 보험 종류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상품 통합과 더불어 개인별 치료 이력을 세분화해 보험료에 반영한 상품도 출시됐다. 이는 입원과 수술 경과 기간을 통합 고지해 두 치료 이력 중 하나만 해당하는 유병자의 보험료 부담을 덜기 위함이다.
현대해상이 출시한 '현대해상 내삶엔(3N)맞춤간편건강보험'은 입원과 수술의 고지 기간을 각각 5년까지 분리해 총 35가지 가입 유형으로 보험료 산정 기준을 세분화했다.
예컨대 1년 전 입원 이력은 있지만 수술 이력은 5년이 지난 경우, 기존 상품보다 약 15%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가능하다.
'무사고 계약 전환제도' 도입한 점도 최근 보험사들의 유병자 간편 보험 상품의 특징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건강 상태가 개선될 경우 동일한 보장을 더 낮은 보험료로 갱신할 수 있다.
KB손보와 ABL생명의 유병자 보험 상품 고객은 각각 1년, 1~5년 동안 입원·수술이나 특정 질병 진단이 없으면 저렴한 계약 조건으로 변경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 역시 유병자 보험 신상품에 '무사고 계약전환제도'를 신설했다. 가입 당시 치료 이력 때문에 높은 보험료로 가입했어도 이후 사고가 없다면 1년마다 저렴한 고지유형으로 계약을 변경할 수 있다. 가입 유형에 따라서 최대 9년간, 최초 가입 대비 최대 38%까지 보험료가 줄어든다.
현대해상 상품개발 관계자는 "간편 보험의 맞춤형 보험료 산정을 통해 다양한 유병자 고객들이 더욱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입이 가능해졌다"며 "가입 이후 건강 관리를 잘하신 고객들은 무사고 계약전환제도를 활용해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꼭 받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은 보험상품 가입 대상이 이미 포화 상태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유병자 보험은 비교적 가입 절차가 간단하지만, 고지 의무 병력·진단 이력에 따라 보장 내용이 제한적인 단점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보험료도 비싸 소비자의 가입 문턱이 높은 편이었다.
그래서 보험사들은 입원·수술 이력에 따라 나뉘는 개별 유병자보험 상품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중증 환자뿐만 아니라 경증 환자까지 폭넓게 보장하는 것이 목표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일반 건강·실손보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유병자보험 상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만큼 특수화된 시장에서 차별화된 보험 상품 출시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