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2.23 08:00
자기자본 상위 7개사 지난해 순이익 65%↑…한투 '1조 클럽'
중·소형사, 부동산 PF 여진에 적자 지속…"실적 개선 어려울 듯"

[뉴스웍스=진은영 기자] 지난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올렸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여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격에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중 순이익 기준 상위 7개사(한국투자·삼성·미래에셋·키움·메리츠·NH투자·KB증권)의 총 순익은 5조71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조4547억원) 대비 65.24% 늘어난 금액이다.
영광의 순이익 1위 자리는 김성환 대표의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2024년 순이익은 1조1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5% 증가했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기준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1조2837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원을 넘기는 축포를 터트렸다.
순이익 2위 자리는 삼성증권이 차지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5474억원) 대비 64.2% 불어난 899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증권의 지난해 해외주식 수수료는 전년 대비 91% 증가하며 전체 수수료 수익을 견인했다.
삼성증권의 바로 뒤로는 미래에셋증권이 전년 대비 168% 늘어난 893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3위를 차지했고 ▲키움증권(8349억원) ▲메리츠증권(6960억원) ▲NH투자증권(6866억원) ▲KB증권(5904억원) 순으로 순이익이 컸다. 이들은 모두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대형사들의 호실적은 '서학개미 열풍'이 뒷받침했다. 지난해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약 376조원에 달했다. 특히 키움증권의 지난해 4분기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794억원으로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656억원)보다 많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 거래대금은 크게 감소했으나,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유례없는 수준을 경신 중"이라며 "거래수수료에 환전 수수료까지 증권사가 부담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PF 부담에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먼저 iM증권은 지난해 158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2023년에 비해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454억원의 손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증가했고, SK증권도 기존 32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전년과 비교해 적자 전환해 79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중소형사의 경우 위탁매매와 전통적 IB 등 대형사 대비 사업기반이 미흡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이익 창출력이 둔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부동산PF 익스포저 관련 충당금 적립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 고위험사업장 및 중·후순위 익스포저 비중이 높아 앞으로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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