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3.26 10:45

"ABSTB 변제 계획 믿기 어려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진은영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진은영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와 관련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정면 비판했다.

26일 이 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를 믿을 수 없는 입장"이라며 "4000억원 규모의 유동화 채권(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의 원금을 보장한다는 것은 거짓말 같다"며 강도 높은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원장은 "변제를 한다면 지금 한다는 것인지, 5년 후인지, 10년 후인지"라며 MBK가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내 원금을 보장할 유동성이 있었으면 회생 신청도 안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채권자들끼리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싸우게 되는데, 본인들이 핑크빛 약속을 날린다고 하더라도 고통 분담 없이는 사실 변제가 안 되는 것"이라며 "언 발에 오줌 누기로, 심하게 이야기하면 솔직히 말해서 거짓말"이라고 꼬집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앞에서 'MBK 김병주 회장!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 원금반환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앞에서 'MBK 김병주 회장!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 원금반환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이 원장은 "MBK파트너스가 당장 곤궁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공수표를 날리고 있다"며 "기관장 이런 분들은 다 회계사·변호사 몇십 년 동안 하신 분들인데 시장에서 오해할 수 있는 말로 툭툭 던진다는 건 다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 사태는 경영 실패나 과도한 차입, 너무 빠른 이익 회수 등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본인들(MBK)이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며 "채권자들에게 무리한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건 부적절하고, 그런 상황이라면 검사 결과 등을 금융위원회와 협의해서 회생법원에 전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원장은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주목받은 뒤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진 삼부토건과 관련해 "가급적 4월 중에 처리하려고 욕심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감원 차원에서 사건을 정리하게 되면 이후 증권선물위원회와 조정하고, 패스트트랙 넘어가면 검찰과도 협의하는데, 아직 말씀을 드릴 수 없지만 그런 절차를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삼부토건 조사 대상자에 김건희 여사나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김 여사나 원 장관, 이종호 씨 등과 관련된 계좌나 연관성 분석을 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직접 허위정보를 유포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본인 계좌로 이익을 본 것은 없다는 의미에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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