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4.01 14:00

키움, 사내이사에 김익래 장남 김동준…LS도 구자열 장남 구동휘 합류

강변북로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강변북로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국내 증권가 주주총회에서 세대교체의 움직임이 다수 포착됐다. 오너일가 2·3세가 잇따라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경영 참여에 시동을 건 모습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키움증권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동준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다우키움그룹 창업주 김익래 전 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남가주대(USC) 회계학과 학사 과정과 코넬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현재 키움PE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를 겸직 중이다. 

1984년생인 김 대표는 키움증권에서 비상근 사내이사로 이사회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그가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그룹 내 입지를 확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지낸 김 대표가 지난해부터 미국 현지 법인 설립과 증권사 인수를 검토중인 키움증권에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진제공=LS증권)
(사진제공=LS증권)

LS증권도 지난달 21일 열린 주총에서 구동휘 LS MnM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구 대표는 구자열 LS그룹 전 회장의 장남으로 LS MnM 대표와 E1, LS네트워크 부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6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LS그룹에 편입된 이후 LS그룹 오너일가가 이사진에 합류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도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을 확정하며 입지를 굳게 다졌다.

유 대표는 지난달 26일 열린 주총에서 고경모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 체제를 3년 더 이어가기로 했다. 이로써 유 대표는 5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오는 2028년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경우 무려 '20년'이라는 장수 최고경영자(CEO)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유 대표는 유진그룹의 초대 회장인 유재필 회장의 셋째 아들로, 유진그룹은 유진투자증권의 최대주주사다.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 (사진=박성민 기자)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 (사진=박성민 기자)

대신증권은 지난해 양홍석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재선임했다. 양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고 양회문 대신증권 전 회장의 장남이다. 양 부회장은 지난 2023년 모친 이어룡 대신파이낸셜 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하며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은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장남 김동윤 씨가 지분을 확대하며 승계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공채로 입사한 김 씨는 현재 해외지점에서 근무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말 기준 한국금융지주 지분 33만6739주(0.60%)를 소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너 2·3세들이 진정한 CEO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경영 승계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로 잡음이 불거졌던 사례가 존재했다"며 "각 증권사로 차별화 전략을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는 과정까지가 진정한 승계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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