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4.24 17:10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25 뉴스웍스 금융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석호 기자)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25 뉴스웍스 금융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석호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부과가 미국의 반도체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뉴스웍스 금융투자포럼' 주제 발표에서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류 연구원은 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 "이들의 효율화 작업이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 성장의 둔화로 이어져 새로운 성장 동력의 필요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현재 AI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등 핵심 기술을 갖춘 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를 누리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AI 시장은 엔비디아가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 구축한 뒤 학습을 통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및 발전시키고, 서비스 개발 후 AI의 대중화와 함께 엔드 제품의 확산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기에 필요한 반도체 개발과 개발에 필요한 IP, 전자설계자동화(EDA), 파운드리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메모리 시장의 성장 폭도 눈에 띄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 연구원은 최근 '저비용 고효율'로 AI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딥시크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딥시크는 중국 퀀트 헤지펀드인 '하이플라이어 콴트'에서 개발한 AI모델로, 빅테크 업체들이 한 해 동안 투자하는 돈의 10%에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개발돼 화제가 됐다.

류 연구원은 "딥시크의 가장 큰 특징은 강화학습, PTX 등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기존에 대량의 데이터를 무작위로 학습시키는 지도 학습 대신 AI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데이터를 찾아 학습하는 강화학습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부문에서 딥시크의 등장이 하드웨어 투자를 감소시키진 않을 것으로 봤다. 류 연구원은 "최근 실적을 발표한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중국과 미국의 AI 투자를 미뤄본다면 하드웨어 투자 감소를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오픈소스의 확대는 더 많은 시장 참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류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더 큰 문제는 예측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반도체 업종 주가는 일제히 큰 폭 하락했다"며 "아직 반도체 품목관세가 남아 있는 만큼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영호 연구원은 반도체 관세가 ▲낮은 미국의 생산비중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AI 투자 축소 가능성 ▲미국 기업의 실적과 직결된다는 점 등을 들어 미국 자국 내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류 연구원은 "상호관세가 합의점 없이 실행된다면 단기적으로 생산라인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 발생한다"며 "미국의 지난해 IT 수입액을 살펴보면 중국, 대만, 멕시코, 인도, 베트남 등 대부분 아시아 지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발표된 관세가 적용된다면 일정 수준 이상은 기업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와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모두 유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업체들의 점유율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추정했다. 류 연구원은 "키옥시아, 마이크론의 경우 대부분의 공장이 대만과 일본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발효될 품목관세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결국 국내 메모리 업체들과 해외 업체들은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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