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일영 기자
  • 입력 2025.05.22 17:20

삼성카드, 자동차 할부금융 규모 1년 새 410% 급등
신차 수요 증가 호재…캐피탈은 되려 밥그릇 뺏길판

(사진제공=현대캐피탈)
(사진제공=현대캐피탈)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카드사가 다시 자동차 금융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신차 수요가 늘어난 덕분도 있지만, DSR 규제에서 신용카드 할부는 결제이기 때문에 대출한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장점도 한몫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들의 자동차 신용카드 할부 취급액은 5조4485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55.5% 급증한 수치다.

고금리 기조로 인해 2022년 4조5213억원이었던 자동차 신용카드 할부 취급액이 재작년 3조5041억원으로 쪼그라든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각 카드사의 1분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에도 카드사의 할부 금융 취급 증가세가 관측된다.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은 79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역시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고가 증가세다. 자동차 금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신한카드의 1분기 할부금융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 늘어난 5826억원이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도 22.2% 증가했다.

자동차 할부금융의 가파른 증가세는 그동안 고금리로 할부금융이 축소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이 늘어난 것은 개별 소비세 인하 등으로 인해 자동차 판매시장이 활성화 조짐을 보이는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자동차 할부금융이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과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기 때문이다.

반면 카드사의 대대적인 공세로 캐피탈 업계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

예컨대 자동차를 구입할 때 카드로 할부 결제하면 DSR에 잡히지 않지만 캐피탈을 이용한 자동차 할부는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는 DSR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카드사 자동차 할부 상품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자동차 금융 시장 내에서 카드사들은 캐피탈사에 비해 금리 경쟁력도 있다. 올해 기준 카드사의 신차 카드할부 금리는 최저 3~4%대인데 반해 캐피탈사는 최저 4~5%대로 금리가 더 높게 책정돼 있다.

이에 자동차 금융 상품 비중이 높은 캐피탈 업계에서는 카드사의 자동차 금융시장 진입에 점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는 할부 중심, 캐피탈사는 리스 중심으로 어느 정도 업권이 분리돼 있지만, DSR 3단계 적용 등 업권 경쟁력에 지나치게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경우 카드사의 할부금융 확대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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