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4.29 11:28
삼성, 나홀로 1분기 실적 상승…내수·경기 침체 극복
연체율 1.12% 업계 최저 수준…취약 차주 관리 주효
우량 회원 중심 신판액 성장세…건전성·수익성 제고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삼성카드가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대형 카드사 중 유일하게 실적 상승을 이뤄냈다. 취약 차주 관리 등 보수적 자산 운용 기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주요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경기 침체에 따른 연체율 악화 등으로 올해 1분기부터 실적과 건전성 부담을 떠안았다.
◆'관리 명가' 삼성, 1분기 실적 선두…건전성 지표 개선 집중 전략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올해 3월 기준 연체율은 1.12%다. 이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대형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연체율 하락에 성공한 모습이다.
올해 3월 기준 삼성과 '업계 4강'을 구성하는 카드사들의 연체율을 살펴보면 신한과 KB국민은 1.61%, 현대카드는 1.21%를 기록했다.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연체율이 증가한 모습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연체율이 2%에 근접하면 건전성 위험의 신호로 인식한다.
연체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주요 카드사의 대손비용 부담도 실적 역성장을 부추기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은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이 많이 늘며 순이익이 급감했다"며 "어려운 대내외적 경제 환경 속에서 건전성 개선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오히려 올해 1분기 대손비용이 전년 동기보다 13억원 줄어든 1740억원에 그쳤다. ▲신한(2558억원) ▲KB(2847억원)과 비교하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둔 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삼성은 당기순이익에서도 격차를 벌리고 있다. 카드사별로 1분기 순익은 ▲삼성 1844억원 ▲신한 1357억원 ▲KB국민 845억원 ▲현대 614억원 등이다.

◆"취약 차주 줄이고 우량 회원 붙잡고"…건전성·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아
삼성카드의 건전성 지표 관리 비결은 '고객 관리'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하게 회원을 늘리기보단 우량 회원 중심의 내실 성장을 꾀한 것이다. 동시에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을 줄이는 등 취약 차주 관리에도 애쓴 결과다.
올해 1분기 삼성카드의 카드론 이용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2조1878억원이다. 작년 이후 계속 증가해 올해 2월 업계 전체 카드론 잔액이 42조9888억원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카드사의 미래 성장성을 보여주는 '사용 가능 개인 카드 회원 수'는 신한카드(1284만명)가 삼성카드(1178만명)를 여전히 앞서고 있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1인당 카드 이용금액을 꾸준히 늘려가며 수익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업계 3위였던 개인 신용판매액 점유율(17.22%)이 어느새 선두 신한카드의 신판 점유율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인 신판 점유율은 ▲신한 18.61% ▲삼성 18.09% ▲현대 17.52% ▲KB국민 14.65%이다.
결국 대손비용을 줄이고 신용판매액을 꾸준히 늘려간 삼성카드가 영업이익 부문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삼성카드는 1분기 영업이익 245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1784억원), KB국민카드(1115억원), 현대카드(798억원)가 뒤를 이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리스크 예측부터 채권 회수까지 체계적 자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신용평가 모델 고도화를 통해 리스크 발생 확률이 높은 회원에 대한 선별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올해에도 건전성 악화일로와 함께 실적 침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 회복 지연과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과 대손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카드의 내실 성장 모델에 공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어려워진 업황 속 카드업계는 건전성 지표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속도감 있는 대응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세부적으로 채권 회수율 제고를 위한 채권 배분 전략 최적화와 취약 차주 심사 정교화 등 신용평가 모델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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