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3.26 17:06
10년 만에 카드사 실적 1위 탈환…대손비용 관리 영향
자동차 할부금융 등 고비용·저효율 마케팅 대폭 축소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삼성카드가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확보하며 10년 만에 카드업계 1위를 탈환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리스크관리를 이어간 결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08%를 기록했다. 업계 평균이 1.65%인 점을 고려하면 0.57% 낮은 수준이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경쟁사의 연체율은 상승했지만, 삼성카드만 유일하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1.87%로 전년 대비 0.2% 포인트 상승하며 가장 높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신한카드 1.51%, 우리카드 1.44%, KB국민카드 1.3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현대카드도 삼성카드와 같은 1.08%의 연체율을 기록했지만, 현대카드는 전년 대비 0.11%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0.19% 포인트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삼성카드는 10년 전부터 1%대 초반 수준으로 연체율을 관리해 왔다. 2015년 이후 기록한 가장 높은 수준의 연체율은 1.3%에 불과하다. 2021년과 2022년 말의 경우 0.9%까지 연체율을 떨어뜨려 리스크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고정이하여신(NPL)비율 역시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NPL비율은 3개월 이상 연체돼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대출채권의 비율을 뜻한다.
삼성카드의 NPL 비율은 지난해 0.79%로 전년보다 0.15% 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22년 0.7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업 카드사 8곳의 총 NPL 비율이 1.16%로 전년 대비 0.02% 포인트 증가해 업계 전반에 건전성 위기가 감지되는 상황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 방안에 대해 "리스크 예측부터 채권 회수까지 체계적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해 지속적으로 연체율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신용평가 모델 고도화를 통해 리스크 발생 확률이 높은 회원에 대한 선별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체율 관리로 대손비용을 줄인 삼성카드는 2019년부터 꾸준히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업계 선두를 다투는 신한카드를 925억원 차이로 따돌리며 삼성카드는 10년 만에 업계 정상에 올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 캐시백 등 고비용·저효율 마케팅을 축소하는 등 재작년부터 자산건전성·수익성 관리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호실적은 바통을 이어받은 김이태 신임 사장에게 무거운 짐이다. 일단 기존 경영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사업으로 격차를 더욱 벌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딥 체인지'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겠다"며 "플랫폼과 데이터 역량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실제 삼성카드는 삼성금융네트웍스의 금융 통합 플랫폼 '모니모'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다음 달 중에는 국민은행과 함께 일잔액 200만원까지 최대 연 4% 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을 선보인다. '삼성 팝콘 저축보험 시즌 2' 등 삼성 금융계열사와 연계한 신상품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해에도 내수 경기 회복 지연과 회수 환경 악화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량 회원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변화와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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