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5.26 10:00

외국인·기관 '사자'에 KB·신한·하나 '훨훨'…"밸류업 계획 따라 희비 갈려"

한국은행. (사진=박성민 기자)
한국은행.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증권가는 최근 상승세를 탄 은행주 사이에서 향후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따른 주가 차이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KRX 은행지수'는 938.83포인트에서 964.05포인트로 2.6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3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초과 상승세를 나타낸 셈이다. 이밖에 'KRX 증권(2.93%)', 'KRX 보험(4.14%)' 등도 지난주 동반 상승하며 전반적으로 금융주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의 강세는 외국인들이 확연한 순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 때문인데, 그동안 KB금융만 순매수하던 외국인들이 전주에는 신한지주도 상당 규모로 순매수에 나서면서 은행주 수급 개선 효과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환율 하락에 따른 모멘텀 발생 기대감으로 국내 기관들은 하나금융을 순매수하면서 대형은행들의 주가 상승이 도드라졌던 한 주"라고 평가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주 코스피에서 각각 3180억원, 56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은행주는 각각 580억원, 10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 연구원은 "은행들의 자사주 매입분 약 1200억원을 고려하면 국내 기관은 실질적으로 순매도라고 볼 수 있지만, 하나금융은 자사주 매입분을 제외해도 기관이 순매수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 (사진=박성민 기자)
신한금융지주. (사진=박성민 기자)

지난주 KB금융(4.21%)과 신한지주(5.76%)의 주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를 타고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하나금융 역시 외국인의 순매도에도 국내 기관 순매수에 힘입어 3.46% 올랐다. 반면 iM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0.19%, 1.56% 오르는 데 그쳤고, JB금융의 주가는 0.74% 하락했다. 

최 연구원은 "2분기 들어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의 주가 상승세가 커지고, 그 외 은행들은 밋밋한 흐름을 보이는 등 은행별 주가차별화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밸류업 모멘텀의 차이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이 가장 높은 KB금융 외에도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의 1분기 CET1 비율 13.2%를 상회하면서 주주환원율 상승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마저 급락하면서 2분기 호실적 시현과 CET1 비율 추가 개선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중소형 은행에 대해서는 "CET1 적정비율이 12% 수준인 만큼 현재 비율로도 밸류업에 큰 지장이 없지만, 외화자산이 적어 환율 하락에 따른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최근 중소법인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자산건전성과 관련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주가 상승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나금융지주. (사진=박성민 기자)
하나금융지주. (사진=박성민 기자)

오는 29일 한국은행은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논의한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1.5%로 제시 중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최 연구원은 이번 한은 금통위가 은행주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높아진 통상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 등을 고려했을 때 큰 이변이 없는 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게다가 한은 총재는 선거와는 상관없이 금리를 결정하겠다고 이미 천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4월 중 시중금리가 크게 하락해 금리 인하를 어느 정도 선반영한 데다,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 예상에도 비이자이익과 대손비용에 미치는 플러스 효과까지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최 연구원은 "은행주 주가가 비상계엄 이전 수준으로 다시 회복했는데, 최근 들어 변화되고 있는 외국인 수급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경우 은행주의 재평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선거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우려는 설령 발생한다고 해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며 "환율 관련 모멘텀도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면서 "현 은행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44배는 여전한 비중 확대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