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30 15:54
상반기 실적 앞두고 외국인 'Buy' 열풍 지속 유입
주주환원 목표치 45% 달성 주목…대외변수 관건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 주가가 굵직한 정치·지정학 변수에도 흔들림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확대, 상향된 주주환원 정책,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이 맞물려 구조적인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외 리스크가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는 연초 대비 각각 27%에서 최대 48%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4월 초) 직후 잠시 조정을 받았지만 곧 반등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주 강세는 외국인 순매수 확대, 주주환원율 상향, 자사주 매입·소각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6월 외국인 순매수 누적금액은 우리금융이 124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금융이 789억원, 하나금융 634억원, 신한 394억원 순이었다. 일부 파생거래 영향으로 기타 외국인 계좌에서는 매도가 있었지만 실물계좌를 중심으로 한 매수세는 견고했다.
은행들이 제시한 연간 주주환원율 목표 상향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올해 총 주주환원율 목표치를 각각 45%로 제시했고, 신한도 42~44%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부동산 PF 충당금 부담이 예상보다 낮았고 위험가중자산(RWA) 관리가 강화되면서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1분기부터 주당 배당금(DPS)을 기존보다 높여 현금 배당을 확대했다. 일부 배당금은 지급 기준일만 확정됐고, CET1과 실적 흐름에 따라 추가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축이다. KB금융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네 차례에 걸쳐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해 일부는 이미 완료했다. 하나금융과 신한도 각각 4000~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반기 중 일부 소각했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편입으로 CET1이 일부 소진돼 약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 중이나 일정은 유동적이다.
증권가는 은행주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심은 유지하고 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주 PBR은 오랫동안 코스피 대비 약 55% 수준에서 형성돼 왔으나 최근 할인율이 축소되며 과거 평균을 소폭 상회하고 있다"며 "목표 PBR은 0.7배 이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이스라엘-이란 전쟁, 미중 갈등,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외국인 순매수세가 언제든 흔들릴 가능성은 남아 있다" 덧붙였다.
은행주의 구조적인 강세 흐름은 분명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 요인을 안고 있다. 특히 주가가 목표 밸류에이션 상단에 근접할수록 외국인 자금 흐름의 방향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결국 랠리가 지속되려면 시장 환경의 안정과 금융지주들이 약속한 주주환원 계획이 실제로 이행될 것이라는 '믿음'이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