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05.29 14:45
은행 직원이 가상자산거래소의 내부통제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미리캔버스 AI)
은행 직원이 가상자산거래소의 내부통제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미리캔버스 AI)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내달부터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 거래가 허용된다. 시장 참여 주체가 확대되는 것을 넘어, 은행이 거래소의 내부 인프라를 전면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외부감사 대상 비영리법인을 위한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발급 제도가 시행된다. 대상은 업력 5년 이상인 법인이며, 기부받은 가상자산을 매도해 현금화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기부금심의위원회 설치, 회계 공시 등 엄격한 요건이 부과된다.

제도 개편은 거래소와 은행이 공동 책임을 지는 구조다. 거래소는 계좌 발급을 위해 은행과 연계하며, 은행은 자체 기준에 따라 해당 거래소의 구조적 안정성과 내부통제 수준을 평가한다.

은행이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항목은 ▲회계 분리 운영 ▲고객 자산과 회사 자산의 명확한 구분 ▲자체 커스터디 체계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등이다. 기존의 거래량 중심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거래소가 금융기관 수준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췄는지를 따지는 구조로 전환된 셈이다.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발급을 대비해 커스터디와 회계 시스템 등 핵심 인프라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한 커스터디 체계 고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업비트는 자산 분리 기준을 충족하는 내부 통제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빗썸은 체인널리시스 기반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실시간 자산 대응 체계를 운용하며, 내부 커스터디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코인원은 회계법인과의 실사를 바탕으로 고객 자산과 회사 자산을 이중 구조로 분리 관리하는 커스터디 체계를 운영 중이다. 

코빗은 넥슨재단과의 연계 사례를 시작으로 비영리법인 맞춤형 커스터디 서비스를 강화 중이다. 고팍스는 자산 분리 기준을 재정비하며 지난 9일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재계약을 마쳤다.

회계 정합성과 투명성 확보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업비트는 외부 회계법인과 협업해 회계 시스템의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빗썸은 자체 개발한 가상자산 자동신고·납부 시스템을 통해 회계 처리의 신속성을 높이고 있다. 코인원은 회계법인과 함께 고객 자산과 회사 자산을 이중 회계 구조로 분리한 데 이어, AML 체계와 연동되는 회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코빗은 AI 기반 내부통제 룰셋을 회계 시스템에 적용해 금융기관 수준의 대응 체계를 갖췄다. 고팍스는 실명계좌 유지 요건에 따라 회계 시스템을 2025년 상반기까지 정비했으며, 자산 분리 및 거래 흐름의 실시간 반영 체계를 강화했다. 최윤영 코빗리서치센터장은 "실명계좌는 신청만으로 주어지는 권한이 아니다"며 "법인의 시장 참여가 허용되면서, 은행은 거래소가 전통 금융기관 수준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췄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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