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15 13:00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허니문 랠리'를 이어가던 코스피의 질주가 중동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제동이 걸렸다.
증권가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G7 정상회담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다음 주 빅 이벤트가 연이어 대기중인 가운데 신정부 정책에 따른 대내적 요인에 더 집중해 볼 것을 조언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2812.05)보다 82.57포인트(2.94%) 상승한 2894.62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전주(756.23) 대비 12.63포인트(1.67%) 오른 768.86에 거래를 끝냈다.
투자자별로 보면 이번 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조712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589억원, 2조1970억원을 순매도했다.

◆"3000 돌파 앞두고 날벼락"…이스라엘→이란 공습에 변동성 커져
지난 12일 코스피 지수는 2920.03에 거래를 마감하며 2022년 1월 14일(2921.92)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7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이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은 8.24%다.
그러나 직전 거래일인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기관 투자자들이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코스피는 단숨에 2920선에서 2890선까지 밀려났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을 공습한 것은 이번 공습의 목표가 이란의 핵 위협 제거에 있음을 시사한다"며 "단기적 목표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을 무력화해 직접적인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들 세력을 지원하는 이란 신정 체제의 약화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지 않아 지상군을 동원한 전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전보다 중동 관련 불확실성의 범위가 넓어진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단기적으로 유가와 금 가격에 반영되는 지정학적 프리미엄과 변동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상승 여력 여전…AI 정책·남북경협株 '주목'
그럼에도 증권가는 다음 주 코스피가 다시 한번 3000포인트 진입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밴드로 2800~3000선을 제시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코스피 업종 중에서 크게 오른 업종은 기계, 소프트웨어, 자동차, 상사·자본재 순서였다"며 "국내 정책 기대감이 있는 업종으로는 소프트웨어와 상사·자본재 업종"이라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특히 상법 개정안에 따른 주가 모멘텀이 존재하는 지주 종목은 상사·자본재 업종에 다수 포함됐다"며 "급격한 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정책 시행확인 후 유입되는 수급도 있다"며 "정책 모멘텀은 상법 개정안 이후 내수 부양책과 인공지능(AI)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대통령은 15~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시장의 관심은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내용이다. 앞서 미 백악관 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과의 서신 교환에 개방적이라고 언급한 만큼, 한미 정상간 회담에서 북한 관련 정책이 언급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나 연구원은 "최근 남북 양측이 확성기방송도 중단하는 등 남북 관계 개선될 여지도 있다"며 "남북경협 관련 종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할 6월 FOMC는 오는 19일로 예정됐다. 그러나 미 연준은 지난달에 이어 4연속 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높은 상황인 만큼,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관심을 가져야 할 업종으로 ▲지주 ▲증권 ▲AI ▲남북경협주 ▲엔터 ▲제약·바이오 등을 제시했다.
나 연구원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주가를 상승 견인하는 요인은 미중 관계 등 대외적 요인보다는 신정부 정책 등 대내적 요인"이라며 "대선 공약에서 언급됐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은 AI 투자와 같은 정책이 남았다는 점에서 하반기 정책 모멘텀에 따른 업종은 순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너무 오른 거 아냐?"…차익 실현 우려 속 대응 방안은
대선 이후 코스피 지수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차익 실현 매물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6월 2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한 코스피는 이 기간 단숨에 222.36포인트(8.24%) 뛰어올랐다. 이번 주 2600선(2697.67)에서 시작한 지수는 단숨에 2920선까지 직행하기도 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일부 정책 관련 주식은 상승 폭이 커 차익실현을 고민할 자리에 다다랐다"며 "정책주 중에서도 주가 상승 여력이 열려있는 쪽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면서 "지배구조 개선이 기대되기는 하나, 할인율이 정상화되는 것으로 끝나는 주식이라면 한계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정책은 내수부양이나 지배구조 개선에만 집중되는 것은 아닌 만큼, 실용외교와 중국과의 관계 개선, AI나 반도체 등 산업정책과 같이 다양한 부문에서 돌아가며 수혜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정부 정책주의 추가 상승이 힘에 부치면, 다시 조선·방산·원전과 같은 글로벌 정책주가 다시 대안으로 나서며 순환매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결국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을 위해 외국인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더 탄력을 받아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신정부의 정책은 대단히 매력적이지만, 하반기 글로벌 리스크가 촉발될 가능성은 낮지 않아 보인다"며 "연기금 등 대내 기관 수급은 연초에 이미 집중됐고, 세제 개편 등 제도 개선이 없다면 개인 투자자의 참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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