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6.22 12:00

올해 G20 국가 중 주가 상승률 1위…"허니문 랠리 소진에 숨 고르기 유의"

코스피가 3년 5개월 만에 장중 3000선을 돌파한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코스피가 3년 5개월 만에 장중 3000선을 돌파한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연일 상승세를 타고있는 코스피 지수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3000선마저 넘어서자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신정부 출범 호재를 뜻하는 이른바 '허니문 랠리'가 점차 소진돼가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20일 코스피 지수는 1.48% 오른 3021.8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3000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21년 12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이로써 국내 주식시장은 다시 한번 '삼천피' 시대를 맞게 됐다. 앞서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강조해 온 '주가지수 5000시대'의 첫걸음이 시작된 셈이다. 

6월 코스피 수익률을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허니문 랠리' 효과가 확연히 드러난다. 이달 기준 G20 국가 주가지수 상승률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의 유가증권시장(12.00%)이 1위를 기록해 2위 캐나다(1.30%), 3위 브라질(1.20%) 등을 압도했다. 연초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25.90%의 상승률을 기록해 2위 러시아(25.10%)를 제치고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시현했다.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건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투자심리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31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 및 의결하는 등 밸류에이션 상승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말 순매수로 전환한 이후 6월 들어 4조5000억원을 사들이며 '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000포인트 돌파 기준 지난 2021년과 2025년 증시환경 비교. (자료제공=한국거래소)
3000포인트 돌파 기준 지난 2021년과 2025년 증시환경 비교. (자료제공=한국거래소)

이제 투자자들의 시선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에 쏠리고 있다. 코스피의 역대 최고치는 종가 기준 2021년 7월 6일 기록한 3305.21포인트다. 

일단 과거 사례를 살펴볼 때 코스피의 3000포인트 도약이 지난 2021년과 다른 점은 국내에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된 점과 더불어 새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 내부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단 점이다. 

투자자별로 보면 지난 2021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대표되는 개인이 시장을 주도한 반면, 올해의 경우 연초에는 기관이, 지난달 이후부터는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 유가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환경은 지난 2021년보다 악화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최근 원화 강세 추세,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은 증시 상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지난 20일 종가 기준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증권가에는 코스피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000포인트 돌파 이후엔 결국 대한민국의 초거대 프로젝트인 한국형 인공지능(AI) 생태계 조성과 성공 여부가 핵심"이라며 "이것이 성공하면 한국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현재 상승세는 실적 기반이 아닌 투자심리 개선에서 비롯된 랠리라는 점에서 코스피가 3000선 부근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표면상 3000포인트는 투자심리의 분기점 역할을 하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된 만큼, 이를 넘어서 더 얼마나 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증시가 대선 이후 허니문 랠리의 호재를 소진해 가고 있어, 앞으로 업종과 종목 선택의 난이도 상승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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