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일영 기자
  • 입력 2025.08.03 14:00

삼성·DB 등 보험료 '도미노 인상' 시작…금리인하 기조 영향
어린이·건강보험 보험료 부담↑…"절판마케팅 우려는 적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진제공= 각 사)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진제공= 각 사)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이달부터 주요 손해보험사의 보험료 인상이 현실화됐다. 이에 장기보험 상품에 가입한 대다수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이 8월부터 장기보장성보험 등에 대한 예정이율을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하한다. 보험업계에서는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떨어지면 통상적으로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 등 다른 손보사들도 예정이율을 인하에 따른 보험료 인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된다. 해당 이율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하며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상 수익률이 상승하면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는 예정이율도 높아져, 보험료는 낮아지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채권 등의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보험사들은 역마진 우려에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보험료 인상을 결정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들어 두 차례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 지난 7월에는 연 2.5%로 금리를 동결했다.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보험료 인상은 장기보장성 보험 상품에 집중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계약 기간이 길어 '채권 만기 듀레이션(금리 민감도)'이 길기 때문이다.

(이미지=뤼튼)
(이미지=뤼튼)

특히 보장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어린이보험에 타격이 클 전망이다. 어린이보험의 경우 최대 10%의 보험료 인상이 점쳐진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90세·100세 만기 등 장기 질병보장보험 상품 역시 5% 안팎의 보험료 인상이 관측된다. 이에 고령층과 유병자의 보험료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해당 상품은 과거부터 손해율이 높아 보험사 부담이 컸던 만큼 보험료 상승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을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인구 고령화로 인한 손해율 상승까지 겹치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보험료 뿐만 아니라 보장 항목과 가입 금액에도 변동이 감지된다. 주요 보험사들은 상품 경쟁력을 위해 보장 범위를 줄이고 보험료는 유지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료 인상이 가시화되며 '절판 마케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우려도 있다. 절판 마케팅이란 특정 보험 상품이 곧 단종되거나 혜택이 축소될 것처럼 홍보함으로써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그간 절판 마케팅으로 인해 충분한 검토 없이 보험에 가입하거나, 중복 가입을 해 소비자 피해가 늘어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절판마케팅 관행을 책무구조도상 내부 통제 의무의 관리 대상이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이번에 결정된 손해보험 상품 보험료 인상은 신속하게 진행됐던 만큼, 현재까지 영업 일선에서 절판 마케팅 사례가 발견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8월부터 보험료 인상을 하면 보통 7월 초부터 절판 마케팅 징후가 포착되는데, 이번에는 7월 현장 영업 실적을 살펴본 결과 특이점이 보이지 않는다"며 "금융당국의 경고뿐만 아니라 주요 손보사의 보험료 인상 결정이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진 만큼 피해 사례가 현저히 줄은 듯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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