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일영 기자
  • 입력 2025.05.28 17:26

IFRS17, 보험사 '밸류업' 기조에 긍정적…"계리적 가정 근거 공개 확대 필요해"
금리 하락·장기보장성 중심 포트폴리오…보험사, 건전성·소득 보장 약화 우려

(사진=손일영 기자)
(사진=손일영 기자)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보험사의 실적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회계제도(IFRS17)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IFRS17이 시장 자율 규제를 보장하며 보험사 재무정보를 일부 왜곡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재무정보 접근성을 낮춰 보험사 실적의 투명성·정확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던 손해보험사의 실적 타격이 컸다. 31개 손보사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1분기 2조4011억원으로 전년보다 19% 급락했다.

올해 1분기 전체 보험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8% 하락한 4조96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IFRS17 제도 아래 보험사의 자체적인 부채 산정방식이 보험사 재무정보의 정합성을 훼손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특히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보험사별 제각각인 손해율 가정 방식의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IFRS17의 제도적 결함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해외 보험 시장에서 먼저 활성화된 IFRS17은 실제 경제적 가치를 반영해 재무정보 유용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IFRS17이 감독당국의 천편일률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시장 일선에 있는 보험사의 자율 규제를 보장해 보험사의 재무적 위기 대응·예방 역량을 제고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제도 활성화 과도기에 있는 국내 보험 시장에서는 보험사 재무제표의 근간이 되는 회계적 기준의 구체화에 대한 논의와 투명한 공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분석실장이 28일 열린 '2025 보험연구원 기자 교육'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손일영 기자)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분석실장이 28일 열린 '2025 보험연구원 기자 교육'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손일영 기자)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분석실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리적 가정 근거에 대한 내용과 설명이 국내 보험사 재무제표에 알기 쉽게 명시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보험시장 자율 규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자와 소비자의 재무정보 접근성을 높여 회계 기준의 객관성 확보를 위한 논의를 계속해 시장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실장은 IFRS17 도입 이후 처음 맞는 금리 인하기에 대해서는 보험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현재 회계제도 상 금리 인하는 부채평가 할인율 하락으로 이어져 보험사별 자산 포트폴리오와 부채 구성에 따라 건전성 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실장은 "장단기 금리 역전 등 금리 인하기에 진입하며 보험사의 건전성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보험사는 자본 종류 구성 등 건전성 지표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사의 장기 소득 보장 기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보험사는 지난해 회계상 수익성·건전성 제고를 위해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에 집중해 왔다. 이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후 소득 보장에 대한 소비자 요구와는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황 실장은 "IFRS17 도입 이후 연금 및 저축성 상품의 축소로 연금 시장 내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해외 사례처럼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험사별 회계제도의 선별적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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