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5.08.22 08:00

CET1 방어·동양생명 리스크 해소 '투트랙 전략'

우리금융지주 본사. (사진=박성민 기자)
우리금융지주 본사.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하반기 부동산 매각에 속도를 내며 자본비율 방어와 계열사 리스크 해소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CET1 비율 관리와 동양생명 과징금 변수까지 겹친 상황에서 현금 유동성을 극대화하는 '자본 효율화' 행보가 두드러진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서울 여의도북·구의동·독립문·보문동·망우동·구로동지점 등 7개 점포와 함께 안성연수원, 골프장 등 주요 부동산을 캠코 온비드 시스템을 통한 일반경쟁입찰로 매물에 내놨다.

명동에 위치한 우리금융 디지털타워 역시 매각을 검토 중이다. 매입가는 약 2092억원 수준으로, 매각 후 재임대하는 방식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산 매각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조건부 승인을 위해 금융당국이 요구한 자기자본 확충 계획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우리금융이 보유 부동산 매각에 나선 배경에는 CET1 비율 관리뿐 아니라 동양생명 이슈도 자리한다.

동양생명은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회사형 GA에 고객정보를 무단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최대 15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와 함께 노조 측은 위로금으로 직원 1인당 최대 1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즉, 예상치 못한 대규모 현금 유출 가능성이 커지자 우리금융은 증자가 아닌 자산 현금화를 택한 것이다.

증자 부담을 피하기 위해 동양생명도 자체 보유 자산 매각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동양생명은 파인크리크 CC와 파인밸리 CC 등 골프장 2곳을 보유 중이며, 합산 장부가는 약 2187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선 토지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매각 시 상당한 자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CET1 비율은 12.76%로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하반기 가계대출 억제 정책과 경기 둔화로 영업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부동산 매각을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는 CET1 비율 방어뿐 아니라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전략을 위한 필수 수단으로 꼽힌다.

실제 우리은행은 공실 지점과 임직원 전용 골프연습장 등 비핵심 자산까지 매각 후보군에 포함시키며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 유출 요인이 적지 않지만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CET1 비율을 방어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는 '투트랙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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