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일영 기자
  • 입력 2025.08.30 09:00

순익 감소에도 투자손익 증가세…금리 인하기 유동적 투자전략 '효과'
업계 최고 수준 운용자산이익률…"ALM 관리 위해 장기채 매입 집중"

(사진제공=교보생명)
(사진제공=교보생명)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교보생명이 효율적인 자산운용 전략으로 순이익 기준 업계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손실부담비용 증가로 보험손익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안정적인 투자손익 확보로 순익 감소 폭을 최소화한 모습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으로 5824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 순이익은 58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다.

생보업계 상위권 경쟁사보다는 비교적 실적 방어에 성공한 모습이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48.3% 급감한 1797억원을 기록해, 교보생명에게 순이익 부문 업계 2위 자리를 내줬다.

교보생명은 올 상반기 보험손익 부문에서의 부진을 투자손익 개선으로 만회했다. 상반기 교보생명의 투자손익은 496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2536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2.5% 쪼그라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투자손익 증가에는 금리 변동에 맞춘 ▲장·단기 채권 교체 매매 ▲우량 채권·대출 자산 선제 편입 ▲주식·대체투자 등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적극적인 리벨런싱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있다.

이른바 '생보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사진=박성민 기자)
이른바 '생보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사진=박성민 기자)

올해 상반기 교보생명 반기보고서 재무제표에 따르면 투자영업이익 부문에서는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관련(FVPL) 이익과 파생상품관련이익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상반기 FVPL 이익은 약 2조1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4% 급증했다. 같은 기간 파생상품관련이익(약 1조8248억원)은 3배 넘게 늘어났으며, 이자수익 역시 8.5% 증가했다. 

FVPL 자산(단기매매금융자산)은 주로 매매로 인한 차익(단기 시세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취득하는 금융자산으로, 주식과 장단기채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금리가 인하되면 FVPL에 포함된 자산의 평가가치가 커지고 단기적으로는 투자이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즉, 교보생명은 금리 인하 기조에 선제적·적극적으로 대응해 보유 자산을 효과적으로 굴려 온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56%로 전년 대비 0.8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업계 상위권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이 각각 3.43%, 3.05%인 점을 고려하면, 교보생명이 높은 수준의 투자수익 창출력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중장기적 자본 건전성 관리는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인하 기조 속 FVPL 자산의 증가는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높아져 ALM(종합자산부채관리) 압박 요소가 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운용자산이익률과 FVPL 관련 이익이 증가한 것만 놓고 우수한 자산운용을 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FVPL 비중과 보험부채 특성을 고려해 중장기적 운용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교보생명의 건전성 지표 역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킥스(지급여력) 비율은 경과조치 후 기준 186.82%로 전년 동기보다 52.11%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경과조치 전으로 따져보면 29.91%포인트 낮아진 145.84%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장기채 공급량이 많은 상황은 아니지만 ALM 원칙에 따라 장기채권 투자를 지속 확대해, 금리 변화에 따른 자본 변동성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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