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30 16:00
헌정사상 첫 충청 출신 여야 대표…지역 기대 교차, 협치 전망은 불투명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여야 당대표로 충청권 출신이 동시에 선출되면서 헌정 사상 첫 '충청 대표 시대'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청래 대표(충남 금산),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충남 보령·서천)를 각각 신임 당대표로 뽑으며 양당 지도부를 동시에 충청권 인사가 맡게 됐다. 정치권 중심 무대에서 충청권이 양당 지도부를 동시에 맡게 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경사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극한 대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정 대표는 대전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충남 금산 출신으로,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이자 강경파로 꼽힌다. 장 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충남 보령·서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당내 '반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의 대표 주자로, 보수 강성층의 지지를 받았다.
지역에서는 기대감도 크다. 충청권은 대선과 총선에서 '스윙보터' 역할을 해온 만큼, 양당 대표의 출신지라는 상징성이 지역 현안 해결과 예산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제기된다. 실제로 장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누구보다 충청인의 염원을 잘 안다. 늘 선거 때 '바로미터' 역할을 했지만 소외감을 느껴온 민심을 잘 알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 승리에 충청 민심을 담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 또한 "충청이 낳고 대전이 키운 정치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역 정체성을 부각했다.

그러나 정치권 전반의 시선은 냉랭하다. 두 대표 모두 협치보다는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정 대표는 당선 직후 "불법 계엄 내란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없다면 야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대화의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국민의힘 대표와의 악수마저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거부했고, "해산해야 할 정당"이라고 규정하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
장 대표 역시 수위를 높였다. 그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이른바 '찬탄파'를 "내부 총질 세력"이라고 비판하며 강성 지지층을 결집했다. 대표 수락 연설에서는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협치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한 셈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여야 대표를 동시에 배출한 데 자부심을 보이면서도, 협치보다는 전국 단위 정치 공방에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충청 대표 시대'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두 대표의 첫 영수회담 성사가 협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측 모두 강대강 노선을 고수하는 만큼, 정상적인 회동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더 힘을 얻는다. 충청권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야 신임 대표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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