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03 11:14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올해도 시중은행이 대형 콘서트를 준비했다. 단순한 금융마케팅을 넘어 브랜드 경험과 ESG 가치를 결합한 참여형 음악 축제로 고객·지역사회와 연결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등이 고객과 함께하는 가을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주목할 점은 국민은행과 우리금융은 오는 20일부터 이틀 동안 같은 시간대에 고객몰이에 나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초청 가수 인지도에 따라 행사 성패도 엇갈릴 전망이다.
포문을 먼저 연 곳은 국민은행이다.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KB 조이올팍 페스티벌'은 국내 최고 수준의 라인업과 고객 중심 운영으로 이미 흥행을 예고했다.
국민은행은 고객 대상 총 1만5000장의 티켓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 22만7000명이 응모했다. 경쟁률은 30:1을 보이며 은행권 티켓 이벤트 중 역대 최다 신청자 수를 기록했따.
올해 페스티벌 테마는 '별들의 축제(WE ALL HAVE STARS)'다. 20일에는 ▲크러쉬 ▲빈지노 ▲멜로망스 ▲10CM ▲폴킴 ▲빅나티 등이, 21일에는 ▲에스파 ▲잔나비 ▲이무진 ▲소란 등이 무대에 올라 음악성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선보인다.
현장에는 팝업 부스, 푸드존, 포토존, 플리마켓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되며 KB증권·KB국민카드·KB캐피탈 등 계열사들도 체험형 이벤트 부스를 운영해 금융 브랜드 체험을 확장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금융을 넘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접점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며 "음악과 예술을 통해 KB금융의 젊은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서울 난지한강공원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우리모모콘'이 3회째 막을 올린다.
'모이면 모일수록 선한 힘이 커진다'는 모토 아래, 이번 콘서트는 단순 공연을 넘어 참여형 사회공헌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현장 부스를 방문해 '함께터치' 인증을 하면 우리금융이 참여 횟수에 비례해 기부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기부에 동참한 관객에게는 굿즈, 간식, 손선풍기 등 보상도 제공한다.
출연 라인업 역시 화려하다. 20일에는 ▲윤도현밴드(YB) ▲에픽하이 ▲윤하 ▲마크툽 등이, 23일에는 ▲god ▲잔나비 ▲다이나믹듀오 ▲WOODS 등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 뮤지션들이 무대를 채운다.
출연진에 포함돼지 않았지만 우리금융 모델인 아이유는 2년 연속 참석해 행사를 빛냈다. 올해는 스페셜케스트로 아이돌인 장원영 참석도 기대해 볼만 하다.
모모콘에서는 관객이 스스로 사회공헌에 참여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개인 사진을 업로드해 AI 이미지로 생성되는 '선한 라인업 포스터'를 제작해 SNS에 공유하면 NGO 홍보와 기부 문화를 동시에 확산할 수 있다.
현장에는 사랑의열매, 월드비전, 대한적십자사 등 10개 NGO가 참여하는 'NGO타운'과 우리금융 대표 사회공헌 사업인 굿윌스토어 부스도 운영된다. 특히 자립준비청년들이 행사 서포터즈로 참여해 사회공헌의 선순환을 구현한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업은행은 2개의 콘서트를 준비했다.
먼저 12일에는 경기 안산시 선부광장에서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IBK 모두다 파크콘서트'가 열린다.
2023년부터 매년 개최돼 올해로 3회차를 맞은 'IBK 모두다 파크콘서트'는 국내 최대 외국인 밀집 지역인 안산시에서 열리는 공연으로 문화적 다양성을 증진하고 지역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이다.
이번 공연에는 ▲JTBC 팬텀싱어 우승자 출신 크로스오버 가수 손태진 ▲뮤지컬과 드라마를 넘나드는 배우 정영주 ▲다양한 방송 무대를 통해 사랑받는 가수 이창민 ▲팝페라 그룹 카르디오 ▲70인 규모의 트리니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출연해 가요와 뮤지컬, 팝페라,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10월 18일에는 난지한강공원에서 '입크페스티벌'도 준비했다. 현재까지 태양, 권은비, 하온, 비와이, 에쉬아일랜드, 폴블랑코 등 라인업을 공개했다.
입크페스티벌은 힙합 뮤지션들이 대거 참가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지난 2024년 입크페스티벌에는 박재범, 다이나믹듀오, 로꼬, 기리보이, 이영지, 청하, 한요한, 오반, 홀리뱅, MVP 등 총 10팀이 출연하며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끌었다.
기업은행은 오는 8일부터 26일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응모 이벤트를 열고 고객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대형 콘서트를 준비하는 이유는 고객들에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은행의 사회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음악과 금융이 만나는 무대 위에서, 금융권은 이제 '금융 그 이상의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관련기사
- 기업은행, 하반기 신입행원 180명에 이어 정규직 5명 수시 채용
- 금융권 예금보호 1억 시대 개막…자금이동 양극화 '촉발'
- "디지털 금융의 벽 허문다"…장애인·고령층 금융접근성 대폭 강화
- 이찬진 금감원장 "생산적 금융·소비자보호·AI 혁신…은행 역할 커졌다"
- 정진완 우리은행장 'BIZ프라임' 승부수 통했다…기업대출 4조 목전
- "시니어 마음 잡아라"…국민은행은 건강, 하나은행은 라이프 케어
- [가보니] 선선해진 가을 밤하늘 아래…별들이 수 놓은 'KB 조이올팍 페스티벌'
- [가보니] 우리금융 '모모콘'으로 여는 가을…"즐길수록 선한 힘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