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14 12:39
14일 미래 전략 컨퍼런스…2027년까지 신차 40종 한국에 투입 예정
디 올-뉴 일렉트릭 GLC·CLA·콘셉트 AMG GT XX·비전 V 등 4종 공개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아시아 시장 내 협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서울에 아시아 제조·구매 허브를 설립하겠습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CEO)
2년 만에 방한한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을 이끄는 올라 칼레니우스 CEO가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미래 전략 컨퍼런스'에서 한국과의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한국을 핵심 전략 거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행사는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칼레니우스 CEO가 직접 향후 글로벌·한국 전략과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을 소개,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칼레니우스 CEO는 "메르세데스-벤츠는 모든 세그먼트에서 '모두가 선망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2027년까지 순수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동화 기반 내연기관을 합쳐 40종 이상의 신차를 글로벌 시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LG, 삼성 등 분야별 핵심 한국 파트너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월드클래스' 수준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지난 7월 서울 압구정에 오픈한 세계 최초의 마이바흐 브랜드 센터를 대표 사례로 언급하며 한국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마이바흐 시장이자 메르세데스-벤츠에 있어 상징적으로 중요한 곳임을 강조했다.
칼레니우스 CEO는 "한국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올해 7월 세계 최초의 마이바흐 브랜드센터를 한국에 연 이유도 한국 소비자의 높은 안목과 신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혁신·기술·문화가 결합한 세계적 시장"이라고 평가하며 "한국 고객의 취향과 디지털 생태계를 적극 반영한 현지화 전략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벤츠의 전동화·소프트웨어 전략과 함께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이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이날 ▲디 올-뉴 일렉트릭 GLC ▲디 올-뉴 일렉트릭 CLA ▲콘셉트 AMG GT XX ▲비전 V 등 4종이 선보였다.

디 올-뉴 일렉트릭 GLC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MB.EA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이다. 새로운 크롬 그릴, 심리스 MBUX하이퍼스크린, 더욱 넓어진 실내공간 등 디자인과 가치, 다재다능함, 공간 활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형 세그먼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디 올-뉴 일렉트릭 CLA는 벤츠의 자체 개발 운영체제인 MB.OS를 최초로 탑재한 모델이다. 또한 모듈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로 선보일 예정이다.

콘셉트 AMG GT XX는 향후 출시될 고성능 AMG 전기 아키텍처(AMG.EA) 기반 4도어 양산형 고성능 스포츠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지난 8월 24시간 동안 5479km 주행을 포함해 25개의 퍼포먼스 신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차량은 3개의 축 방향 자속 모터 및 포뮬러 1에서 영감을 받은 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해, 고출력과 뛰어난 반복성으로 높은 성능을 보장하는 모델이다.

비전 V는 '프라이빗 라운지' 콘셉트와 극대화된 안락함이 중심이 된 쇼퍼 드리븐 리무진 쇼카로, 넉넉한 공간감과 고유의 품격을 조화시키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비전을 담았다. 전례 없는 디지털 경험, 우아한 외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편안함을 제공한다고 벤츠코리아는 소개했다.
칼레니우스 CEO는 "비전 V는 이동형 라운지이자 새로운 럭셔리의 정의"라며 "내년 첫 양산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한국 협력사와의 기술 협력, 전기차 지역 전략, 청라 화재 사고 관련 주민 보상 문제 등이 언급됐다.

칼레니우스 CEO는 "LG와 삼성과의 협력은 매우 깊고, 한국 기술이 들어가지 않은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찾기 어려울 정도”라며 “서울에 아시아 제조·구매 허브를 신설해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년은 메르세데스-벤츠 창사 140주년이 되는 해"라며 "한국 고객, 파트너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더욱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청라 주민들께 깊은 유감을 전한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주민들의 정상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면서 "주민들과 지속적인 대화와 만남을 이어가고 있고, 응당 받아야 할 보상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공급사와 관련해선 "메르세데스-벤츠는 모든 파트너십에 매우 엄격한 테스트 기준을 적용한다"며 "CATL은 전략적 파트너로, LG 역시 중요한 파트너사"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장 밖에서는 벤츠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해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본 주민들이 행사장 인근에 모여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이들은 '카메라 앞에서는 명품, 피해자 앞에서는 불량품', '책임 회피 말고 피해 보상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벤츠 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해당 화재로 입주민 103명이 옥상으로 대피했고, 23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차량 87대가 전소됐고 783대가 그을림 피해를 입었다. 또 아파트에 대규모 정전과 단수로 입주민 상당수가 큰 불편을 겪었다.
벤츠코리아는 당시 화재로 전손 처리된 차량 소유 주민 126명에게 2024년식 벤츠 E200을 1년간 대여하고, 45억원을 기부하는 등 일부 지원을 제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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