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11.23 16:00

코스피, AI 버블 논란 속 반도체 대장株 중심 '급락'·'반등' 반복
금리 인하 불확실성 커지며 '증권·지주·정책 테마' 방어력 부각

21일 종가 기준 신한은행 딜링룸. (사진제공=신한은행)
21일 종가 기준 신한은행 딜링룸. (사진제공=신한은행)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번 주 코스피는 세계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버블 우려가 반복되며 급등락을 이어갔다.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국내 정책 모멘텀을 보유한 증권·지주 업종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4011.57) 대비 158.31포인트(-3.95%) 낮아진 3853.26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지수 흐름은 개인과 기관이 매수세를 보인 반면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이며 변동성을 키운 모습이었다. 한 주간 개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조8961억원, 83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홀로 2조9186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10조원 이상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주 초반 코스피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AI 고평가 논란이 확산한 가운데, 일부 유명 투자자의 엔비디아 지분 매각 소식까지 더해지며 국내 반도체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의 연이은 금리 인하 신중론 발언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다만 19일(현지시간) 공개된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큰 폭으로 상회하자 낙폭을 일부 되돌리는 흐름이 나타나다, 직전 거래일인 21일 AI 고평가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면서 3%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중·일 갈등 심화에 따른 반사 수혜 기대가 부각되면서 호텔·레저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을 언급한 이후 중국이 일본 여행 자제령 등을 내리며 강경 대응에 나서자, 여행 수요가 한국 등 주변국으로 일부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두 업종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 (출처=연준 홈페이지)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 (출처=연준 홈페이지)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주간 밴드를 3800~4200선으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국내 정책 이벤트를, 하락 요인으로는 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AI 버블 지속 논란을 꼽았다.

당장 해외 변수로는 다음 달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인하 확률은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한때 30%대까지 내려갔다가, 9월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다시 40%대 초반으로 반등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버블 논쟁은 피터 틸의 엔비디아 전량 매각,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의 우려 발언 등으로 다시 점화됐다"며 "엔비디아 호실적 이후 단기적으로 진정됐지만, 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맞물리며 미국 반도체주가 재차 크게 조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버블 논란과 해소가 반복되며 급락이 억제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고, AI 인프라 산업은 여전히 매수 관점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관심 업종으로는 ▲반도체(SK하이닉스) ▲원전(두산에너빌리티) ▲증권(미래에셋증권) ▲지주(SK) ▲AI 소프트웨어(네이버) ▲자동차(현대차) 등이 꼽혔다.

나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까지 AI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이 지속되는 만큼 단기 조정이 있더라도 산업 성장 흐름은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조정 시 매수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특히 국내 정책 모멘텀을 보유한 증권과 지주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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