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3.08.19 08:00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진제공=한화생명)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진제공=한화생명)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결혼과 출산, 자립기반 구축 등을 걱정하는 2030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게 목돈 마련 저축성 보험을 개발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는 지난 7월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상생친구 협약식'에서 금융권 상생협력 기조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이에 기반해 한화생명은 보험업권 최초의 '상생금융 상품'을 연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행보는 보험업계가 타 금융업계보다 상생금융 상품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임을 감안했을 때 의미가 있다. 

또 한화생명은 상생금융 실천 외에, 내실경영과 외연확장에도 더욱 힘쏟을 셈이다. 이를 통해 회사의 성장세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여승주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지난 2021년, 한화생명은 삼성생명에 이어 두 번째로 생보업계 순익 '1조 클럽'에 합류했다.

◆한화생명 순이익 작년 상반기보다 '68%' 성장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에 7038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68.6% 증가한 액수다. 별도 기준 순익은 513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380.96% 폭증했다.

한화생명은 이로써 교보생명의 상반기 순익을 약 300억원 이상 넘어서며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 2위에 올라섰다. 연결 기준 1조389억원의 순익을 올린 삼성생명의 1위 자리까지 넘볼 기세다.

새 보험회계 기준인 IFRS17의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 부문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CSM은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발생할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개념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CSM은 9조9697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9조7125억원과 비교했을 때 두달만에 2500억원에 가까운 장래수익을 확보한 것이다. 

한화생명이 이처럼 올 상반기에 달성한 호실적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등 자회사형 보험대리점(GA)을 통해 단기납 종신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보장성 보험, 사망보험 초회보험료가 급증한 것도 보탬이 됐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등에 힘입어 지난 6월, 월납보험료 기준 2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동안 삼성생명이 올린 매출 168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무엇보다 제판분리 안착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영업력 강화가 실적상승을 견인했다는 평이다. 

제판분리는 말 그대로 보험상품의 제조와 판매를 분리한 것을 의미한다. 본사 소속 설계사 조직을 GA로 이동시켜 제조, 판매역량을 각각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화생명은 판매역량 강화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20년 판매채널 물적 분할을 추진했다. 

이어 2021년 4월에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했다. 지난 1월에는 설계사 4000여명을 보유한 GA인 피플라이프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라이프랩·피플라이프 등 GA 3개사 체제를 구축했다.

◆'한화 전략통' 여승주 대표, 상생 위에 실적기둥 쌓는다 

여승주 대표는 경복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한화생명보험으로 자리를 옮겨 재정팀장과 전략지원실장을 역임했다. 이후 한화그룹 경영전략팀장 부사장을 거쳐 지난 2016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2018년 한화생명보험 사업총괄사장직을 맡은데 이어 2019년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21년 한 차례 연임한 이후 올해 3월에는 재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룹 내 '전략통'인 여승주 대표의 경영철학이 빛을 발한 덕이다.

이런 그가 금융당국이 제시한 상생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결국 영업력 강화로 귀결될 것'이라는 확신에서 비롯했다는 해석이다. 상생금융으로 끌어모은 고객이 평생고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기도 하다.

한화생명이 상생친구 협약식에서 발표한 '2030 목돈마련 디딤돌 저축보험(가칭)'이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컨셉으로 설계되서다.

이 상품 가입대상은 가구소득 중위 200% 이하인 만 20~39세까지인데 은행의 '청년도약계좌'보다 가입범위가 넓은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기본 보장금리가 5년 간 5%라는 게 눈에 띈다. 가입 1개월 경과 후부터는 원금이 보장(환급률 100% 이상)된다.

협약식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국민들의 보호망으로서 최근 보험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화생명의 상생 보험상품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오늘 이 자리가 상생과 협력의 금융문화를 만드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반 위에, 여승주 대표의 눈은 이제 해외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성장동력의 일부를 해외시장에서도 찾을 셈이다.

여 대표는 지난 5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포럼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인도네시아 보험산업 환경과 금융시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3월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6위인 리포(Lippo) 그룹의 금융자회사인 리포손보(Lippo General Insurance)를 인수했다. 

동시에 한화생명은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 현지 생명보험사 인수 후, 영업망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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