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0.25 12:37

증권가, 기업 가치 3.9조 평가…"이차전지 핵심소재 생산 덕분 증시 입성 무난"

SGI서울보증 사옥 전경. (사진제공=SGI서울보증)
SGI서울보증 사옥 전경. (사진제공=SGI서울보증)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두산로보틱스의 흥행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감이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철회로 한풀 꺾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IPO 시장 부진이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다음달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 관련 업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무난히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보증보험이 상장 철회를 선언했다. 지난 23일 서울보증보험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 결과에 따라 이번 IPO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철회 이유로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시기'를 들었다.

서울보증보험은 IPO 절차를 밟을 때부터 상장 실패 우려가 컸다. 이·팔사태, 미국 국채금리 폭등 등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상장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또한 공적자금 상환을 목적으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서 10%를 공모하는 구주매출 100%로 상장을 추진했고, 향후 2~3년내 예보의 블록딜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몸값이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었다. 아울러 올 상반기 순이익도 18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241억원) 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었다. 

이같은 우려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현실화 됐다.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진행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 희망범위(3만9500원~5만1800원) 내에서 유의미한 수요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자위는 지난해 7월 서울보증보험의 지분매각 추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서울보증보험의 공적자금 미회수잔액은 5조9017억원이었다. 이후 배당을 통해 소폭 줄였고, 이번 상장 당시 남은 공적자금 잔액은 5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공적자금 관련 기금의 청산시점(2027년 말)을 고려하면 상장은 필수적이었다.

당시 공자위는 "서울보증보험이 지속적으로 이익을 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 상장, 소수지분 매각 등 과정에서 안정적인 투자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보증보험 상장 철회로 공적자금 회수는 안갯속으로 빠졌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하던 '대어'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졌다.

서울보증보험 상장 철회 전까지 IPO 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가 컸다.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공모가 대비 400%로 확대되면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특히 지난 5일 코스피에 입성한 두산로보틱스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며 대어들도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대어들도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LG CNS와 CJ 올리브영 등 대어들도 연내 상장이 전망됐지만,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장을 미루고 있다.

올해 상장이 예정된 기업 중 시가총액 1조원이 넘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한 곳뿐이다. 

지난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금융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다고 밝혔다. 1447만6000주를 전량 신주로만 공모하며, 공모 예정가는 3만6200~4만4000원으로 총 예상 공모 금액은 5240억~6369억원이다. 상장 후 몸값은 약 3조원으로 평가받는다. 오는 30일부터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다음달 중순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이 상장에 실패했지만, 상황은 나쁘지 않다. 서울보증보험 상장 철회 후 전날 일반청약 결과를 발표한 유진테크놀로지는 경쟁률 1506.58대 1을 기록, 증거금만 3조3600억원을 모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전구체를 대량 생산하는 국내 유일 업체다. 유진테크놀로지가 이차전지 관련 업체라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이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무난히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우 현재 전구체 수입 단가 및 이들의 증설 계획을 고려할 때 3조9000억원의 기업 가치 도출이 가능하다"며 "상장에 큰 무리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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