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4.16 11:45
"총선 민심 겸허히 받아들여야…더 낮은 자세로 소통"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제17회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제22대 총선 패배 이후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모자랐다고 생각한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세심한 영역에서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어려운 서민들의 삶을 훨씬 더 세밀하게 챙겼어야 했다"며 "예산과 정책을 집중해서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했지만 어려운 서민들의 형편을 개선하는 데에 미처 힘이 닿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건전 재정 확립, 부동산 시장 정상화, 주식시장 활성화 등 그간 추진해온 주요 정책들을 언급하며 세심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윤 대통령은 "예산과 정책을 집중해서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했지만 그러나 어려운 서민들의 형편을 개선하는 데에 미처 힘이 닿지 못했다"며 "미래세대를 위해 건전 재정을 지키고 과도한 재정 중독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어 "이자 환급을 비롯해서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애썼지만 근본적인 고금리로 고통받는 민생에 충분한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3법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고 재개발, 재건축 규제도 완화해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고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집값을 낮췄지만 집을 소유하기 어려운 분들과 세입자들, 또 개발과 재건축으로 이주하셔야 하는 분들, 그분들의 불안까지는 세밀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주식 시장을 활성화해서 국민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공매도를 금지하고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기준을 상향하여 증권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조치했으며 기업의 밸류업을 지원했다"며 "그러나 주식 시장에 접근하기도 어려운 서민들의 삶에 대한 배려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또 "정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정책과 현장의 시차를 극복하는 데 부족함이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 수출 드라이브와 건전 재정,민간 주도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했고 실제 수출이 되살아나면서 경제가 다시 일어서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경제 회생의 온기를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확산시키는 데까지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결국 아무리 국정의 방향이 옳고 좋은 정책을 수없이 추진한다고 해도 국민들께서 실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며 "경제적 포퓰리즘은 정치적 집단주의와 전체주의와 상통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우리 미래에 비춰 보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3개 개혁 및 의료개혁을 지속 추진하지만 합리적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또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실질적으로 국민들께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더 속도감 있게 펼치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넣겠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구조 개혁은 멈출 수 없다"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 의견은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책임을 다하면서 국회와도 긴밀하게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무위원들에게도 "민생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과 법안은 국회에 잘 설명하고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며 "이번 21대 국회가 종료되기 전까지 각 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께서 바라시는 변화가 무엇인지 어떤 것이 국민과 나라를 위한 길인지 더 깊이 고민하고 살피겠다"며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모두 몇 배로 더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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