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4.04.24 15:05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진제공=각 사)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진제공=각 사)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한동안 멈춰있던 '보험사 M&A(인수합병)' 시계가 돌아가고 있다. 

매각 3수에 나선 MG손해보험은 최근 인수 후보자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받으면서 매각 유효경쟁에 돌입했다. M&A 시장 대어로 꼽히는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23일부터 매각 주관사를 통해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중 현재 국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곳은 MG손보와 롯데손보를 비롯해 ABL생명·동양생명·BNP파리바 카디프생명·KDB생명 등이다. 

이들 모두 수년 전부터 새 주인을 찾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새 국제회계 제도인 IFRS17의 도입으로 보험사 체력 측정 기준이 바뀌면서 투자시장이 불안정해진 데다 투자심리 위축까지 더해지며 M&A는 한동안 답보했다.  

올해 들어 이 답보를 깬 게 MG손보와 롯데손보다. 이번에 MG손보와 롯데손보의 매각 작업 물꼬가 터졌다는 분석이다.

예금보험공사는 MG손보 공개 매각을 위한 LOI 접수를 마감하고 검토한 결과, 총 2개 사가 LOI를 제출했고 이에 따른 유효경쟁이 성립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인수에 뛰어든 회사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데일리파트너스,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로 알려졌다.

예보 관계자는 "예비 인수자들에게 이번 달 24일부터 약 5주간 MG손보에 대한 실사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본입찰 일정은 실사 종료 이후 5월 말~6월 말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서울고등법원이, MG손보와 대주주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실 금융기관 지정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를 통해 예보는 MG손보 매각과 관련한 법적 리스크도 덜 수 있게 됐다.

또 롯데손보는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을 통해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LOI를 접수하고 이달 말 예비입찰 후 빠르면 오는 6월에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 최대 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7% 전량을 이번에 매각할 방침이다. 롯데그룹과의 '롯데' 브랜드 사용기간도 연장하면서 롯데손보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IFRS17 도입 후 부쩍 좋아진 재무적 체력이 눈에 띈다. 지난해 롯데손보의 영업이익은 3973억원을 찍었는데 이는 회사가 세워진 이래 최대의 연간 경영실적이다. 보험계약마진(CSM)은 2022년 말 1조6774억원보다 42.9% 늘어난 2조396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MG손보와 롯데손보 외 보험사는 이렇다 할 매각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 모두 생명보험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 다자보험그룹 계열사인 ABL생명과 동양생명은 매수자를 찾고 있지만 아직 소득이 없다. ABL생명의 경우 지난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ABL생명은 매각을 재추진 중인데 최근 제기된 'ABL·동양생명 일괄 매각설'은 현실화 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수요가 각각 달라 원매자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 역시 새 주인을 기다리고만 있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대주주인 프랑스 종합금융그룹 BNP파리바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를 추진함에 따라 매물로 나온 상태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10년 동안 진행한 매각을 잠정 중단하고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앞서 KDB칸서스밸류PEF(KCV PEF)는 지난해 10월, KDB생명 우선협상 대상자인 하나금융지주로부터 KDB생명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아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저출생, 고령화 등으로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수익성 돌파구로 꼽히던 단기납 종신보험 역시 지난해 말부터 규제가 강화되며 손보사에 비해 M&A 시장에서 주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 매각 과정에서 변수가 많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시장에 쌓인 보험사 매물 소화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매력도는 계속 떨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새 주인 찾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해 생손보 업권 간 수입보험료는 생보사 112조4075억원, 손보사 125조2017억원을 기록하며 간극이 벌어졌다. 생보사는 전년 대비 20조2761억원(15.3%) 감소했으며 손보사는 같은 기간 5조929억원(4.2%)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 생보사 순이익 합계는 전년 1조4020억원 대비 6458억원(46.1%) 감소한 7562억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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