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4.08.07 13:00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연초 대비 국내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보험사의 변액보험 판매도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작년 10월 2270선에서 올해 7월 2900선까지 오르면서 관련 금융상품 수요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일부를 펀드로 조성해 특별계정으로 운용하는 상품이다. 일반 펀드와 달리 사망이나 질병 등도 보장해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운용 실적에 따라 가입자에게 별도의 이익을 배분하는 게 핵심이다. 보험료 일부는 주식으로도 운용돼 증시 상황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변액보험 신계약, 작년比 69.2% 증가…KB·iM라이프·미래에셋생명 '격돌'

7일 업계에 따르면 총자산 규모 30조원 이상인 생명보험사 7곳의 최근 5년간 변액보험 수익률은 미래에셋생명 41.1%, 신한라이프 32.0%, 동양생명 29.6% 순으로 높다. 

뒤이어 교보생명 25.6%, 삼성생명 25.2%, 한화생명 20.5%, KB라이프 19.6% 순이다. 증시 움직임을 따라가는 변액보험의 특성상 3~5년 치 수익률은 자산운용 성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로 꼽힌다.

특히 올해 1분기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2만8697건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4분기보다 1만1740건(69.2%)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국내 생보사들은 투자 수익을 앞세워 변액보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KB라이프는 변액보험 펀드 최근 3개월 수익률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8.18%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회사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은 2023년 1월 통합 출범 당시 5조3451억원에서 올해 6월 기준 5조9048억원으로 5597억원 증가했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수요 기반이 탄탄한 초장기 국고채와 우량 회사채 투자로 장기 이자수익을 확보하고 채권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이 익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iM라이프(구 DGB생명)는 오는 2026년까지 변액보험 자산을 2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한 iM라이프 대표는 "새 국제회계 제도인 IFRS17에 대비해 전 직원과 함께 영업 체질을 변액보험 중심으로 변화시켰다"며 "고객의 미래를 생각하는 '변액보험 명가'로 더 넓은 바다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iM라이프 변액보험 순자산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조28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말 기준 3261억원 대비 약 4배 많은 수치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3년, 5년 총자산 수익률을 비롯해 주식형, 주식혼합형, 채권형, 채권혼합형 등 유형별 5년 수익률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글로벌 MVP 펀드를 바탕으로 주식 투입 비율을 높인 변액종신보험을 최근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변액종신보험은 변액보험의 일종이다. 

올해 2분기 들어서는 변액보험 자산의 75.3%를 해외자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다른 생보사들의 해외자산 투자 수익률이 30~40%대인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높다,

한편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20개 생보사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은 평균 11.5%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이 18.8%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메트라이프생명(17.4%), 하나생명(15.9%), BNP파리바카디프생명(13.1%), iM라이프(12.9%) 순으로 높았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박성민 기자)
지난 5일 종가 기준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박성민 기자)

◆변액보험, 증시 따라 출렁…"다양한 투자 구조 갖춘 상품 제공해야"

변액보험은 크게 보장성 상품, 저축성 상품, 기타 상품으로 분류된다. 

보장성 상품에는 변액종신보험, 변액유니버셜보험(보장성)이 있다. 저축성 상품에는 변액연금보험, 변액유니버셜보험(저축성)이 있으며 기타 상품에는 변액적립보험, 변액CI보험 등이 있다.

변액종신보험은 사망보장을 주목적으로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사망보험금이 변동하며 변액유니버셜보험은 투자를 주목적으로 투자 기능과 수시입출금 기능이 결합해 있다. 

변액연금보험은 노후생활 자금 확보를 위해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적립된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한다.

이런 변액보험은 소비자 입장에서 자산운용 성과에 따라 고수익 추구가 가능하고 일정 기간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도 볼 수 있어 유리하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장기간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변액보험은 보험료를 기반으로 펀드에 투자해 그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진다는 특성 때문에 판매에 부침이 심하다.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019년 1조8162억원에서 2020년 3조1044억원, 2021년 5조2488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2021년은 국내 증시가 역대급으로 호황이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연초에 3000포인트를 넘기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2022년 국내 증시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당시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9896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5523억원을 찍으며 크게 위축됐다.

지난 5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장 중 8% 이상 급락하면서 양 시장 모두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며 긴장감을 더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는 변액보험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상품의 수익률을 제고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니즈를 즉각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투자 구조를 갖춘 상품 제공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변액보험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우선 보험사의 자산운용 능력 향상이 요구된다.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수익률 관리에 관심을 두도록 펀드 관리, 자문 서비스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변액보험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산업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수익률 상한과 하한 구조를 다양화한 새로운 형태의 상품 구조도 고민해야 한다.

고령화로 인해 노후 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간과해선 안 된다. 때문에 연금 수령기에도 변액보험 펀드에 적립금을 유지해 노후 소득 인출이 정기적으로 가능한 서비스 확대도 눈여겨봐야 한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사는 변액보험 판매에 적합한 채널 전략과 유인 구조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감독 당국은 소비자 보호가 유지되는 한도 내에서 변액보험 판매에 제약이 될 수 있는 요인들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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