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0.09 13:00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가 조만간 마무리되면서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과 미국 법무부(DOJ)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EC는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EC는 경쟁제한 우려를 이유로 유럽 노선 이관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시정조치 이행을 경쟁 당국으로부터 확인받은 후 거래 종결이 이뤄지는 형식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 8월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EC는 실무진을 파견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인천 현장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은 양사 합병 과정에서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을 넘겨받았다. 지난 8월 인천~로마·파리 노선, 지난달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에 취항했다. 이달 중으로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DOJ의 결정 역시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6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경우 다른 경쟁국들과 달리 승인 절차가 따로 진행되지 않는다. EC가 최종 승인 결론을 내린 후 DOJ에서 양사 합병에 대한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심사가 종료되고 기업결합이 승인되는 구조다.
지난해 5월 DOJ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 중인 미주 노선 13개 중 5개 노선(뉴욕·LA·샌프란시스코·시애틀·하와이)에 대해 독점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현지 매체 폴리티코는 DOJ가 경쟁 제한을 이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미주 여객 중복 노선을 에어프레미아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이관하는 방식으로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변이 없는 한 미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승인 심사 과정이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64%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운영하면서 통합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합병 이후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마일리지 통합에 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각각 2조5278억원, 9758억원으로 합하면 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합하려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대한항공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이때 양사의 마일리지 가치 평가가 관건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가치가 아시아나항공보다 더 높게 평가받기 때문에 통합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올 초 민생토론회에서 "양사 기업결합 과정에서 단 1마일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최소화하고 내년 중 통합 마일리지 개편안을 정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미사용 마일리지가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통합 전 마일리지 소진에 나섰다.

하지만 최대 사용처인 항공권 구매는 하늘의 별 따기인 데다 사용처들의 제휴가 잇달아 중단되며 마일리지 사용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게 소비자 반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인 'OZ마일샵'을 열어 마일리지 사용을 유도하고 있으나 적은 품목 수와 잦은 품절에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센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올해 소멸되는 마일리지를 보유한 회원들께 안내 문자를 발송 중이며 이에 따라 OZ마일샵 접속 및 구매량이 평소 대비 증가해 품절 현상이 지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해당 기간 판매 수량 증가 및 품목 수 확대 등을 통해 회원들이 좀 더 편리하게 OZ마일샵을 이용하실 수 있는 운영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다. 회원들의 마일리지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빠르게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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