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19 11:40
이틀째 압수수색…추가 불법대출 확인·은행장 피의자 전환
22일 이사회 개최 예정…차기 행장 후보군 발표 관심 집중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검찰이 우리금융지주 본점을 이틀 연속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동안 알려진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부당대출 규모는 350억원에서 420억원으로 늘었다. 또 조병규 은행장은 피의자로 전환돼 수사 대상에 올랐다.
◆檢 사정 칼날, 임원진 턱밑까지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이틀 연속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손 전 회장과 관련된 친인척 부당대출 건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본점과 선릉금융센터 등 사무실 8곳, 사건 관계자 주거지 4곳 등을 수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은행장 사무실을 포함해 현직 경영진까지 수사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조병규 은행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조 행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경법 12조 ‘보고의무 위반’이다.
관련 법에 따르면 금융회사 임직원은 그의 감독을 받는 사람이 횡령·배임 등 특경법 위반 정황을 알았을 때 지체 없이 금융회사 장이나 감사 부서 등에 보고해야 한다.
그동안 금감원이 지적했던 보고의무 위반 사항이 그대로 혐의로 적용돼 검찰과 금감원이 공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검찰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자 "금감원은 우리금융 전직 회장 친인척 부적정 대출 사안과 관련해 그간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검찰에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검찰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며 "금감원은 앞으로도 검찰 수사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 역시 통보받은 내용 외에 70억~80억원 상당의 추가적인 불법 대출 혐의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행장 선임 앞두고 이사회 의중은 '오리무중'
일단 은행 안팎에선 조병규 은행장이 피의자 신분만 됐을 뿐 직무를 수행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의견이다. 혐의만 있을 뿐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은행은 과거 검찰 수사대상에 오를 경우 해당 임직원에 대해 직무배제 조치를 취한 만큼 향후 결정에 주목된다.
일단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22일 정기회의를 앞두고 있다. 금감원 종합검사가 끝나는 만큼 차기 은행장 후보군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검찰 압수수색으로 조병규 은행장은 후보군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행장 스스로 거취 결정을 하지 못해 그동안 이사회가 고민이 많았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만큼 후보군에 넣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사회가 너무 눈치를 보고 있단 지적도 있다.
과거에도 일부 은행이 채용비리 등 사법리스크를 떠안은 상황에서도 현직 CEO에 대한 지지를 보내왔다. 그만큼 이사회가 중심을 잡고 외풍을 막아 온 셈인데, 우리금융에선 이와 같은 기세를 느낄 수 없었다.
은행 안팎에선 취약한 지배구조를 탓했다. 이사회 구성원인 주요 주주들이 금융회사이기 때문에 ‘관(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결국 현직 경영진까지 번지면서 회장의 경영 능력도 사실상 검증 대상이 됐다"며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야 하지만 이와 같은 움직임도 없다. 뱃머리를 잡을 사람이 지금이라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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