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4.11.28 07:05

KB·하나·미래·한투 임기 만료…올해는 안정 택할 듯
중·소형사, 부동산 PF 여진 지속…CEO 연임 '글쎄'
"신한투자증권, 공동 대표 체제로 회귀 정리 전망"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올해 첫눈과 함께 본격적인 금융권 인사 시즌이 시작됐다. 이에 증권사 CEO들의 연임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김성현, 이홍구 KB증권 대표와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의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3월까지 포함하면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 ▲전우종·정준호 SK증권 대표 등 대다수 CE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증권사 CEO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잣대는 역시 경영 성적표다. 지난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와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등 연이어 터져 나온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 대비 업황이 대폭 개선돼 대다수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시현한 만큼 각 부문에서 얼마나 실적을 끌어올렸느냐가 다시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장 임기 만료가 다음 달로 다가온 김성현, 이홍구 KB증권 대표는 연임이 확실시된다. 지난 2019년 취임한 김 대표는 이번에 연임에 성공할 경우 5연임이라는 진기록을 세운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5526억원의 순이익을 수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655억원)보다 51.19% 늘어난 규모다. 특히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금융상품 운용자산(AUM) 증가와 외형 확대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 점과 트레이딩 부문에서는 채권 및 ELS 운용수익을 확대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하나증권 본사. (사진제공=하나증권)
하나증권 본사. (사진제공=하나증권)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역시 연임을 예약해 뒀다. 하나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51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489억원의 적자를 냈던 지난해와 비교해 흑자 전환된 금액이다. 

강 대표는 취임 뒤 WM과 IB 부문을 집중 성장시켰다. 이에 부동산 PF 여파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지난해 4분기까지 순이익 적자에 허덕이던 하나증권을 올해 1분기부터 흑자전환 시키는 데 성공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역시 연임이 유력시된다. 올해 1월 수장 자리에 오른 김성환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을 3분기 만에 '1조클럽'으로 조기 복귀시키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같은 달 임기가 끝나는 김미섭,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공동 대표도 연임에 청신호를 켰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6618억원의 순이익을 수확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선 만큼 대표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다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부동산 PF 여진으로 인한 충당금 부담이 여전한 만큼 섣불리 대표들의 연임을 단언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신한투자증권 영업점. (사진=박성민 기자)
신한투자증권 영업점. (사진=박성민 기자)

한편 잔여 임기와는 무관하게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발생한 대규모 LP 손실 여파 때문이다. 김 대표는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2년 임기를 보장받으며 내년 말까지 임기가 남아있지만, 이번 사고로 대표직 보전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한 차례 대표이사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던 만큼, 올해의 경우 각 사들이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형사의 경우 PF 충당금 부담을 털어내며 일정 수준 성적을 끌어올린 만큼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일각에서는 대표가 교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데, 실적 향상을 위한 전문성 강화와 통제 체제의 고삐를 죄기 위해 공동 대표 선임 정도 선에서 인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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