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2.19 15:53

코스피 상장 전 기자 간담회…"국가대표 배당주 목표"
2023년 업황 악화에 계획 철회…공모가 낮춰 재도전
실적·오버행 이슈…"단타 투자자 유의·적정 주가 유지해야"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상장 취지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상장 취지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번 상장을 통해 국내 유일의 종합보증보험사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대표 배당주로서 시장 투자자들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는 1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회사는 기존보다 확대된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3월 상장 이후 4월 주주들에게 이를 지급할 계획"이라면서 "이때까지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4월 초순으로 예상되는 배당기준일 이후에 배당을 바로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둔 서울보증보험은 내일(20일)부터 26일까지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최종공모가를 확정한 뒤에는 다음 달 5일과 6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상장예정일은 3월 14일이다.

서울보증보험은 국내 유일의 전업 보증보험사다. 개인과 기업이 경제활동에 필요한 각종 이행보증과 신원보증, 할부보증, 중금리 및 전세대출 등 각종 보증 상품을 제공 중이다.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로 93.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예보는 지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보증에 10조2500억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나, 아직 5조6364억원 가량을 회수하지 못했다. 이에 서울보증은 이번 IPO를 통해 예보가 보유한 지분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인 698만2160주를 구주 매출로 매각한다. 이는 모두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자료제공=DB금융투자)
(자료제공=DB금융투자)

◆국내 손보 3사 비교기업 선정…PBR·공모가 크게 낮아져

이미 한 차례 IPO에 실패한 서울보증은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재수에 성공하겠단 의지가 강하다. 

앞서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23년 한 차례 상장을 추진했으나 시중금리 상승,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계획을 철회했다. 

이번에 서울보증이 내세운 1주당 공모가 범위는 2만6000∼3만1800원으로 과거(3만9500∼5만1800원)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2조2200억원 수준으로 기존보다 약 39% 하향됐다. 

앞서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23년 첫 IPO 도전 당시 비교기업으로 ▲삼성화재 ▲DB손해보험 ▲코파스(프랑스) ▲트레블러스(미국) 등을 선정했다. 이 중 해외 상장 보험사인 코파스와 트레블러스가 포함된 건 국내 유일의 전업보증보험사인 서울보증과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상장사가 부재하단 이유였다. 

그러나 이들 회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5배로 나타났고, 공모가 상단 역시 5만1800원으로 산정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쓸쓸히 상장 계획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보증은 상장 재수를 위해 이번에는 비교기업에서 해외 보험사를 제외하고, 국내 손보사인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만을 포함했다. 이에 평균 PBR은 0.61배까지 내려갔고, 공모가 역시 절반 수준인 상단 기준 3만1800원으로 낮아져 매력도를 더했다.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보증보험·서울IR)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보증보험·서울IR)

◆결산 배당금 2000억·3개년 주주환원책 공개…투자자 설득 성공하나

일단 서울보증보험은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내세우며 투자자 설득에 나섰다.

서울보증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21일까지 국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DR)를 진행 중이다. 지난 3일부터 7일까지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DR을 열기도 했다. 

앞서 서울보증은 지난해 결산배당금을 2000억원으로 확정했으며, 오는 2027년까지 3개년간 2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약속했다. 특히 배당기준일이 오는 4월초로 예정된 만큼 이번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배당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할 경우 2024년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다만 갈수록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실적 부진 소식은 주주환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앞서 상장 도전에 나섰던 지난 2023년 10월에도 서울보증보험은 2022년 지배주주순이익은 5448억원(ROE 11%)으로 양호하지만, 23년도 1분기 당기순이익이 수지 악화 여파에 전년 동기(3241억원) 대비 42.02% 줄어든 1879억원을 기록했다. 

서울보증보험의 지난해 1~9월 지배주주순이익은 경기침체 여파로 인한 수지 악화로 전년 동기(2647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1305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가장 큰 우려가 나오는 부분은 오버행 이슈다. 최대 주주인 예보의 보호예수가 풀리면, 잠재적 매도물량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지난 2023년과 달리 가격 및 주주환원을 상당 부분 보완했고, 대주주 예보 역시 향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잔여 지분에 대한 매각 물량 및 시점을 결정해 보호예수기간을 1년으로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외 DR 분위기가 상장 시점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서울보증보험은 국가대표 배당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경기 침체 국면이 돌아서면, 서울보증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서울보증은 보종별로 3년마다 요율을 조정하고, 늘어난 손해액에 대해 1~5년에 걸쳐 구상이 이뤄지므로 향후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배당성향을 높여 주당배당금(DPS) 감소를 막는 것이 재무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며 "밸류업 분위기에 부응한 확실한 주주환원책을 가지고 IPO를 시도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IPO 시장, 올해도 냉랭…첫날 공모가 '급락' 전례 피할까

그럼에도 서울보증보험 앞에 놓인 상황은 마냥 좋지 않다. 지난해부터 냉각된 IPO 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5일 코스피에 이름을 올린 LG CNS는 상장 첫날 공모가(6만1900원) 대비 6100원(-9.85%) 급락한 5만5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전날에도 5만2100원에 거래되며 공모가 대비 11.95% 낮은 금액까지 주가가 미끄러진 상태다. 

LG CNS를 포함해 올해 기준 전날까지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13개 기업 중 8곳의 주가가 주식시장 입성 첫날부터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데이원컴퍼니는 상장 당일 공모가(1만3000원) 대비 40% 낮은 7800원에 거래됐다. 

최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번 달 코스닥에 상장한 A기업의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매우 낮게 형성됐음에도, 상장 기념식에서 박수를 치는 관계자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시돼 누리꾼들의 자조 섞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 IPO 시장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IPO는 전년 대비 5건 줄어든 77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IPO 수요예측 경쟁률은 775대 1로 전년보다 16.2% 감소했다. 

반면 공모가 상단 초과 비중은 하반기 기준 절반(50%)에 그쳤고, 하단 미만이나 하단으로 결정된 경우도 하반기에 25%나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단타 위주의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어 (서울보증보험의) IPO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는 국내 증시 상황에 발맞춰 적정 주가를 잘 유지할 수 있어야만 성공적인 안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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