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4.10 09:37
업무 프로세스 전환 1단계 '일단 발로 뛴다'
그룹 인지도 활용 고객신뢰 되찾기 안간힘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대표를 바꾼 신한투자증권이 영업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진옥동 회장까지 나서 지난해 ETF LP 사고에 대해 공개 사과한 만큼 반등 기회가 절실한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영업점 직원을 대상으로 매일 고객 10명에게 사무실 전화로 연락을 돌리는 '아웃바운드' 영업을 전개 중이다.
아웃바운드는 잠재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금융서비스를 소개하는 영업 행위로 주로 은행 창구나 보험 설계사들이 주로 활용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과거 지점 영업직원이 주요 고객에게 주식 매매를 권유하거나 상품을 소개했지만, 현재는 MTS·플랫폼으로 전환되면서 영업 현장에서 아웃바운드 영업은 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투자증권이 아웃바운드를 선택한 배경은 1분기 실적 반등을 이뤄야 한다는 이선훈 대표의 절실함에서 나온 판단으로 해석된다.
최근 5년 내 신한투자증권의 최고 성적은 2022년에 거둔 4125억원이다. 당시 1분기 실적은 1045억원으로 출발했지만 매 분기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거뒀다.
결과적으로 금융사고만 또 겪지 않는다면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실적을 견인할 능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2023년 불완전판매 사태 영향으로 순이익이 급감했고 지난해에도 1300억원대 금융사고로 체면을 구겼다. 신한투자증권 안팎에서는 1분기 1000억원 수준의 성적표를 거둬야 자신감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선훈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잘못된 관행을 제거하고, 새롭고 건강한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과 비장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위기관리·정상화 위원장으로서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새롭고 건강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과제를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프로젝트 연장선에서 올해 1분기까지 인력·시스템·프로세스·조직 측면에서 수립한 비상 경영계획을 빠르게 완수하고, 2분기부터는 조직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사업라인 등 근본 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선훈 대표는 지난해 8월 발생한 파생상품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복귀한 인재다. 1999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해 리테일 분야, 전략 기획을 담당했으며 2020년 신한투자증권 전략기획그룹·리테일그룹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하락한 고객 신뢰를 바꾸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뛸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아웃바운드 영업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아웃바운드는 은행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고객 정보를 공유할 수 없지만, 은행의 대외적인 신임도가 있는 만큼 고객과 접촉에서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실제 신한라이프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이후 신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빠르게 영업 현장을 정상 궤도로 올려놨다.
진옥동 회장의 적극적인 지지도 이선훈 대표가 힘을 얻는 부분이다. 진 회장은 은행과 증권의 WM사업을 하나의 조직체계로 운영하면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을 주문한 상황이다.
다만, 아웃바운드는 직원들에게 적지 않은 피로를 준다는 단점이 있다. 직원 스스로 고객을 찾아야 하는 만큼 새로운 계좌를 유치하거나 금융상품 가입을 유도하기 힘들다. 따라서 직원들이 노력한 만큼 성과도 나와야 아웃바운드 영업이 지속될 수 있다.
일단 시장에서 신한금융지주의 1분기 예상 실적치는 전년동기 대비 9.8% 상승한 1조4500억원으로 전망됐다. 견조한 순이자이익 성장 속에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수료 수익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보험이익 정체와 함께 비은행 자회사의 유가증권 평가손익이 지난해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진 회장이 직접 주주 서한으로 반성 메시지를 낸 만큼 신한투자증권의 어깨도 무거워졌다"며 "결국 실적이 중요한데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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