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4.18 15:47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ERP 기업 더존비즈온이 포기했던 '제4인터넷은행(인뱅)' 진출의 꿈을 제주은행을 통해 우회 실현한다.
18일 더존비즈온은 최근 제주은행이 진행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560만 주를 전량 인수했다. 이에 따라 지분 14.99%를 확보하고 제주은행의 2대 주주에 올랐다.
앞서 더존비즈온은 지난달 17일 제4인터넷은행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가운데 사업 전략을 재조정하며 인뱅 참여를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제주은행과의 지분 제휴를 통해 사실상 제4인뱅 '실현'에 다시 도전하는 모양새다.
현재 제주은행의 최대주주는 75.31%를 보유한 신한금융지주다. 더존비즈온은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기반의 플랫폼을 운영하며, 300만개에 이르는 회원사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제주은행은 이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SOHO(소규모 사업자) 및 중소기업 대상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두 기관은 이를 기반으로 'ERP뱅킹'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ERP뱅킹은 기업 자원 통합관리 프로그램인 ERP 시스템에 금융을 접목하는 임베디드 금융을 말한다. 기업은 이를 통해 실시간 자금흐름과 거래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비대면 채널을 통해 별도의 서류 준비 없이도 빠르게 기업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더존비즈온과 제주은행은 내년 초 ERP뱅킹 기반 금융상품과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양사 핵심인력으로 구성된 전담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제주은행은 2027년까지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함께 내놨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ERP의 다양한 기업 정보를 활용해 자금 공급에서 소외된 지방·중저신용 중소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금융 사각지대를 채우는 중소기업 대상 서브 뱅크(Sub-Bank)로서, 수익을 지역 금융 활성화에 재투자해 지역은행의 역할과 책임을 더욱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