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임기를 개시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오전 6시 21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군 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모든 고유 권한은 임기 개시 시점에 이주호 전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이 대통령에게 자동 이양됐다.

이 대통령 당선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이는 업종은 상법 개정 등의 기대를 등에 업은 지주사 및 금융주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일 코스피에서 금융주는 대선을 하루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일제히 하락했다. 신한지주(-3.96%)와 하나금융지주(-3.71%), 삼성화재(-4.08%)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미끄러졌다. 

이날 KB증권은 지주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 등 일반주주 보호 강화 관련 정책이 계속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일반주주 보호 강화 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일반주주 보호 강화 시 그동안 지주사의 순자산가치(NAV) 할인 요인인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 상충 이슈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상법 개정과 같은 정책적 제도 정비와 지주사의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환원 확대가 이어진다면 최근 지주사의 주가 상승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며 "현시점은 지주사 투자 전략이 매우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지배구조 개선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재평가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증권업종 최선호주로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자' 행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경기 부양 기대가 강화되며 원화 강세 압력이 확대되고 외국인 순매수 강화를 기대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성과 올해 하반기 예상되는 강력한 재정 정책은 코스피 상승 압력을 높여갈 것"이라면서 "코스피 3000시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AI와 데이터 인프라 산업은 공공데이터 개방 및 국가 인프라 확대의 핵심적 산업"이라며 "헬스케어, 문화컨텐츠, 방위산업, 친환경에너지산업 등이 국가경쟁력을 위한 핵심 산업으로 육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차전지, 반도체 등 기존의 첨단 산업은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성장 지원 확대 테마성으로 자율주행, 드론, 수소경제, 북극항로, 방송광고, SMR 등이 잠재적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정책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낙폭 과대주, 소외주와 급등주 간의 엇갈린 흐름을 예상한다"며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가 반등하고 금융, 방산, 조선, 내수주는 과열을 식히는 구간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며 이틀째 상승 마감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4.46포인트(0.51%) 높아진 4만2519.6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34.43포인트(0.58%) 오른 5970.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56.34포인트(0.81%) 뛴 1만9398.96에 각각 장을 닫았다.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전날 대비 3.84달러(2.80%) 급등한 141.22달러에 거래됐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4458억달러까지 상승해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에 시총 1위 자리를 되찾았다.